수저문화와 골프강국
수저문화와 골프강국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3.01 1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라는 용어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란 불가능하다. 문화는 그것이 속한 담론의 맥락에 따라 매우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는 다담론적 개념이다. 즉, 문화란 자연 상태의 사물에 인간의 작용을 가하여 그것을 변화시키거나 새롭게 창조해 낸 것을 의미한다.

또 문화는 동물과 달리 창조적 능력을 가진 인간을 구분하는 개념이다. 원숭이를 비롯한 다른 동물은 가지지 못한 것, 인간만이 갖는 유일한 것이 바로 문화이다. 문화는 후천적인 사회화의 결과물이다. 배가 고픈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수저를 사용하여 밥을 먹는 것은 후천적으로 학습하여 배웠기에 가능하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맨손으로 음식을 먹는 인구가 4할, 나이프와 포크로 먹는 인구가 3할,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는 인구는 약 3할이나 쇠로 만든 젓가락을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뿐이다.

수저는 밥을 먹을 때 밥과 반찬을 먹기 위하여 사용하는 용구로, 숟가락과 젓가락이 한 벌을 이룬다. 수저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중국, 일본,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요, 관습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숟가락이 먼저 사용되고, 젓가락은 조금 늦게 발달한 것으로 추측된다.

수저의 사용은 숟가락이 주가 된다. 즉 국물뿐만 아니라 밥도 숟가락으로 먹는 것이 정식이다. 한편 숟가락을 손에 쥐면 식사가 끝날 때까지 밥상에 놓지 말아야 한다. 수저로 음식을 먹을 때 숟가락과 젓가락은 따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식사예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숟가락을 밥상위에 내려놓는 것으로 식사를 마쳤음을 나타낼 정도로 숟가락은 식사 자체를 의미한다.

젓가락은 음식을 먹는 데 쓰는, 한 손에 쥘 수 있도록 가늘고 길쭉하게 만든 막대 한 쌍이다.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타이 등)에서 주로 쓴다. 중국의 경우 한 식탁에 모여 식사할 때 멀리 있는 음식을 집어오기 위해 길이가 가장 긴 편이며 주 재질은 나무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 길이가 보통이거나 짧으며 나무가 주재료다.

한국의 경우 겸상을 하는 식문화 때문에 길이는 비교적 보통 수준이며, 재질은 이 지구상에서 유일한 금속 계통이다. 대한민국이 골프강국이 된 비결은 타이거 맘·대디(자녀를 엄격히 훈육하는 부모)와 함께 어릴 적부터 사용한 무거운 쇠 젓가락이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신지애는 지난 주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 우승을 거머쥐었다. 또 전인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2016시즌 4번째 대회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단독 2위를 기록했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의 여자골프는 미국 뉴스전문채널 CNN의 ‘외국인이 본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 10가지’ 편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골프가 1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는 오는 8월 올림픽 골프클럽에서 개최되며 올림픽 대표는 세계 랭킹을 기반으로 결정된다.

세계 랭킹 15위까지는 국가별로 상위 4명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고 16위부터는 국가별로 두 명씩 올림픽 대표로 선발된다. 2월 29일 발표된 세계 랭킹 결과 한국은 15위 안에 7명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 중 상위 4명이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

국토 면적은 세계에서 109번째일 정도로 작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창조적이고 진화된 ‘쇠 젓가락문화’와 접목한 대한민국 골프의 매운 맛을 보여주길 바란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