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칼럼]가을의 문턱에서 기대하는 봄
[증권칼럼]가을의 문턱에서 기대하는 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9.1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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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인 추석이 지났다. 오랜만에 고향의 친지, 친구들 그리고 반가운 지인들과 만나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많은 정담을 나누면서도 제일 중요한 건 역시 세간의 살림살이, 즉 민생경제 문제인 듯하다. 작년보다 상대적으로 빠듯하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그래도 마음만은 풍요롭고 여유있는 한가위 명절이 되었던 것 같다.

아침 저녁으로 날씨도 제법 선선해진 것 같다. 찌는 듯한 폭염에 늘어지던 것이 어제인데 이제는 제법 가을 기운이 완연하다. 머지않아 쌀쌀해진 날씨에 옷깃을 여미게 될 것이다. 계절의 순환 앞에 삼라만상이 별다른 저항 없이 순응하는 것을 보다보면 새삼스럽게 자연의 이치 앞에 경의를 느낀다. 이러한 자연의 순환뿐만 아니라 우리의 살림살이, 경제의 흐름에도 순환이 있으며 또한 주식시장에도 사계절이 있음을 보면 세상의 섭리가 그런 것인 것 같다.

계절의 순환 뿐만아니라 경제에도 키친파동, 주글라파동, 콘트라티에프 경기파동이 있으며 주식시장에도 사계절이 있다. 우라까미 구니오에 의하면 주식시장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있는데 즉, 금융장세, 실적장세, 역금융장세, 역실적장세가 이것이다. 사계중의 봄으로 비유되는 금융장세는 현재의 경기상황은 좋지 않지만 향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의해 유동성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장세를 말한다. 여름에 해당하는 실적장세는 경기와 기업실적이 좋아지면서 주가상승이 절정에 달하는 국면을 의미하고, 가을에 해당하는 역금융장세는 경기회복은 지속되지만 정부의 긴축정책이 시작되면서 주가가 오름세를 마무리하고 하락하기 시작하는 국면을 의미한다. 그리고 겨울에 해당하는 역실적장세에서는 기업의 실적이 하락하면서 주가가 동시에 하락하는 국면을 나타낸다.

올해 여름 주식시장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작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금융경색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을 도미노식으로 침몰시켰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수많은 금융기관의 도산을 몰고 오면서 미국의 금융시장 시스템에 대한 불안을 야기했고 급기야 정부가 구제금융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던지게 했다. 또한 원자재 가격과 유가의 급등은 기업의 채산성을 약화시키면서 기업의 수익감소를 가져왔다. 이는 고용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사람들의 빠듯한 살림살이를 더욱 어렵게 하여 우리들의 호주머니를 닫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악화된 경제상황은 전 세계 금융시장 참가자들을 시베리아 한가운데서 여름을 나게 했다.

그렇다면 우리 주식시장의 현재 국면은 4계중 어디쯤 와있는 것일까? 최근의 주식시장을 보면서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마지막 계절인 역실적장세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경기하락 및 기업실적의 하향 추정치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고 또한 기업들의 부도 리스크가 높아져 자금시장의 난기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러면서도 각국의 경기부양책도 가시권으로 들어오고 또한 금융시장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강도의 대책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정부의 패니메와 프레디 맥에 대한 구조금융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9월 위기설이 시간이 지나면서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이 가을로 가는 계절의 문턱에서 주식시장의 봄을 기대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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