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동차산업과 사내하청 특별협의
위기의 자동차산업과 사내하청 특별협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2.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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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사내하도급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협의가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노사가 어렵게 마련한 특별협의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사내하청노조 집행부는 사퇴 여부를 놓고 내부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조합원 투표를 통해 재신임 결정을 받았다. 그리고 하청노조는 회의를 통해 이달 중 조합원 간담회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하는 등 특별협의 재개를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들어갔다.

사내하도급 문제 해결의 희망을 살린 이번 재신임 결정은 크게 환영할 일이지만 현대차 노사와 하청노조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특히 최근 현대차가 직면한 올해 경영 환경들은 정규직 노사관계와 사내하도급 문제를 뿌리부터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어쩌면 정규직화 규모, 경력 인정범위 확대 등 특별협의 합의서의 문구보다 훨씬 중대한 일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1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2.5%나 하락했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혜택 종료가 실적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평가하지만 한국 자동차산업에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견해가 많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 한해 판매 목표량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년보다 낮춰 잡았다.

판매목표량은 실제 실적과는 달리 ‘많이 팔겠다’는 의지도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극히 이례적이다. 현대차가 올해 경영 환경을 얼마나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지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전문가들도 비관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현대차 실적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신흥국 시장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하락으로 자원 수출국의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엔화와 유로화의 약세도 계속되고 있어 세계시장에서의 한국 차의 가격경쟁력도 지속적으로 위협받고 있다. 이런 경영 환경 속에서 특별협의에 나선 현대차의 지불 능력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생존을 걱정할 시기가 오면 사내하도급 문제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고민하던 모든 문제들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

지난달 국내 조선사 ‘빅3’가 경기 불황으로 발주가 끊겨 단 1척도 수주를 못했다는 암울한 소식이 들려왔다.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조선업에 이어 자동차산업마저 흔들리고 있는 지금 사내하도급 특별협의를 앞둔 현대차 노사, 하청노조가 한번쯤 주위를 둘러보아야 할 시간이다.

윤왕근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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