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제위기는 곧 우리나라 전체 고민
울산 경제위기는 곧 우리나라 전체 고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1.1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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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6기 김기현 시장 취임 이후 두번째 경제부시장으로 발탁된 오규택 신임 경제부시장이 18일 오전 기자실을 방문했다. 그는 경제분야에서는 몇안되는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기자들과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 오 부시장의 일성(日聲)은 무거웠다. “울산의 경제위기는 우리나라 전체의 고민”이라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울산의 경제 비중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울산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는 말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정부 부처에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그는 울산의 경제 상황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울산으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오 부시장은 책상머리에 앉아 지금의 경제 상황을 판단하고 미래 성장 발굴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도 했다. 현장을 누비다보면 길이 보이고 꽉 막혀있던 곳도 어떻게 뚫어야 할지 방법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오 부시장은 3대 주력산업의 위기 상황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감지하고 있었다. 그동안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등 3대 주력산업이 울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견인해왔다는 점도 예를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초고속 성장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제부터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이들 주력산업을 어떻게 고도화시켜 재도약할 수 있을까를 각 분야에서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시도 국내 조선업의 위기 타개 방안을 찾기 위해 전문가 회의를 여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시는 19일 오후 울산경제진흥원에서 제1차 ICT·SW 융합 조선해양 기획위원회를 개최한다. 이 회의는 울산시가 ICT(정보통신기술)와 SW(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한 고부가가치 선박을 개발, 조선해양산업을 재도약하기 위해 마련되는 자리다.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UNIST, 울산대학교, 경남대학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에서 30여명이 참석해 울산의 신성장 동력이 될 사업 발굴에 머리를 맞댄다.

오규택 부시장은 청년 실업자 문제도 언급했다. 우리나라 전체를 보면 19세에서 26세까지 청년 실업자가 6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우려처럼 청년 5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상태에 놓여 있다. 청년체감실업률이 현재 21%에 육박한다. 청년체감실업자는 106만명에 이른다.

이처럼 심각한 청년 실업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가 2017년까지 20만개 이상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내용의 ‘청년 고용절벽 해소 대책’을 내놨다. 민간 기업들이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게 하기 위해 청년 정규직을 더 채용한 기업은 세금도 깎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청년 일자리를 언제까지 몇 개 더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보듯 정부의 대책은 단기 처방의 성격이 짙다. ‘청년 취업난’의 급한 불을 일단 끄겠다는 시도로 여겨진다. 공공 분야의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거나 청년 고용을 늘린 기업에 세금을 깎아 주는 정도의 대책으로는 최악의 상태까지 치달은 청년 실업 문제를 제대로 풀기 어렵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최근 청년 실업은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최악의 수준이다. 20대 실업자는 41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청년 실업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나와야 한다. 경기가 살아나야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도 해소해야 한다.

성급할지는 모르겠지만 오규택 경제부시장이 울산의 당면한 경제 현안을 풀 수 있는 열쇠 중 하나가 되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최인식 편집국 부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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