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현대重 노사의 2016년은?
현대車, 현대重 노사의 2016년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1.07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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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사의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연말에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파국으로 치달을 뻔 했던 2015년 지역 노동계가 한해의 유종의 미를 거두며 2016년 새해를 맞았다. 현대차와 현대중 모두 협상도중 집행부가 교체되고 새 집행부와 재협상을 벌이는 등 어느 때보다도 우여곡절이 많았던 터라 근로자들은 물론 울산시민과 협력업체 근로자들 모두가 타결소식에 안도 했다. 무엇보다도 자동차와 조선 등 국내 대표기업이란 점에서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이 컸던 탓도 적지 않았다.

과거 협상이 끝나면 으레 ‘퍼주기식 협상’ 또는 ‘저들만의 잔치’ 등 각종 수식어가 붙으며 비난과 시기를 받아왔던 현대차 노사의 2015년 단체교섭은 해를 넘기지 않고 슬기롭게 타협점을 모색하면서 합리적 수준의 결과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조선경기에 비해 그나마 낫다는 자동차도 ‘불황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201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기본급의 인상폭과 성과급 모두 줄이기로 노사가 합의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뿐만 아니라, 현재 시행중인 임금피크제(만 59세 동결, 만60세 10% 감액)도 추가 논의해 올해부터 확대 시행키로 노사가 합의했다. 그것도 강성으로 평가받는 새집행부를 상대로 반대급부 없이 큰 틀에서 임금피크제를 확대 시행키로 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 의미 있는 결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중공업 역시 지난달 말 기본급 동결을 골자로 하는 임금협상을 타결 짓고 사상최대의 적자와 일감부족으로 시름하던 회사를 위기에서 일단 건져냈다. 조선업계에 불어 닥친 위기에 공감하고 ‘시간 끌면 공멸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권오갑 사장과 백형록 노조위원장은 지난 5일 함께 생산현장을 직접 방문해 추운 날씨에 작업하는 현장근로자들을 격려하고 회사발전과 노사협력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었다. 노사대표가 노사화합의 정신으로 새해를 시작하며 회사의 미래발전을 위한 의지를 다진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의 이번 단체교섭 마무리는 최근 안팎의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 노사가 대립과 갈등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한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게 노동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올해 판매목표(813만대)를 전년(820만대) 대비 7만대 축소한 점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대내외적 경영환경이 생각보다 더 심각한 게 사실이다.

지난해 영업 손실만 3조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도 상황은 마찬가지. 2013년 4분기부터 8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비상경영 태세에 돌입했다. 발전전략이 아닌 생존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각종 지표는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올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고 노동개혁법안 입법 등 정치, 사회적으로도 무거운 현안이 겹겹이 쌓여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중국 경기침체, 국제유가 하락 등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격동의 한해를 보냈다면 올해는? 현대차는 지금의 위기를 발판삼아 세계 최고의 자동차업체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현대중공업은 노사대표가 새해벽두 “흑자달성에 노사 따로 없다”고 말한 것처럼 노사가 협력해 기필코 세계 1위 조선업체라는 명성을 되찾아주길 기대한다. 이에 회사는 물론, 노조의 역할도 크다는 것을 아울러 명심해 주길 바란다.

<이주복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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