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이 무서워 거짓말하는 남구도시관리공단
비판이 무서워 거짓말하는 남구도시관리공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1.0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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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기사를 안쓰면 안되겠습니까. 괜히 알려지면 환경단체가 반발할 것 같은데, 저희 입장도 생각해주시죠.”

지난달 30일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이 수컷 돌고래 2마리를 추가 반입할 계획이라는 내용을 취재했을 때 남구도시관리공단 관계자가 한 말이다. 환경단체가 반발할 것 같으니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남구도시관리공단이 두려운 건 단순히 ‘고래 구매’에 대한 환경단체의 반발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취재가 계속되면서 4개월 전 11살된 수컷 ‘고다롱’이 죽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으니 말이다.

취재 당시에도 가장 큰 의문은 “왜 고래를 데려오냐”는 것이었다. 기존 고래들만으로도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은 비좁을 것 같았다. 그래서 던진 질문. “애들(고래)은 다들 건강하지요?” 돌아온 대답은 “예, 다들 건강합니다”였다.

다른 관계자와의 통화에서도 “지금 수족관에 암컷 두마리 수컷 두마리 이렇게 있지요?”라고 질문했고 그렇다는 대답을 들었다. 앞으로의 운영계획에 대해서도 “현재 운영하고 있는 돌고래 쇼(먹이주기 프로그램)는 수컷 4마리(기존 2마리와 추가 2마리)로 하게 되느냐?”고 물었고 되돌아온 대답은 그렇다는 것이었다.

짧은 취재 시간 동안 현재 고래생태체험관에 있는 고래를 직·간접적으로 수차례 확인했다. 그 관계자는 단 한번도 “그게 아닙니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수개월 전 고래가 죽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것은 기자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제대로 확인했더라면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후회도 드는 점이다. 남구도시관리공단 측은 기자의 무지함을 다행으로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수차례의 기회가 있었지만 바로잡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저 물 흐르듯 흘러 지나가길 바랬던 모양이다.

고래 폐사가 드러난 뒤 거짓말을 한 남구도시관리공단 관계자와의 통화를 시도했다. 거짓말을 한 이유를 알고 싶었다. 끝내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남구도시관리공단 관계자의 전해진 변명은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까봐”였다.

주민들의 혈세 2억원을 들이면서도 조용히 고래를 구매하려 한 남구도시관리공단의 행태는 오만함이다.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은 ‘공론화’, 치열한 찬반을 통한 사회적 합의의 과정은 거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돈은 쓰지만 간섭(감시)은 받지 않겠다는 오만함.

남구도시관리공단 측의 해명은 무엇인지 절실히 듣고 싶다. 취재 1부 주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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