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즐거운 아이들을 보며
수업이 즐거운 아이들을 보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12.2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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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과 11월 10차례에 걸쳐 각급 학교에서 열리는 수업개선 사례 공개수업을 취재하고, 그 현장을 독자들에게 알렸다.

10회의 기획취재를 마치며 ‘학교수업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구나’를 느끼는 한편으로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은 더욱 필요하고, 학교나 학부모의 인식개선도 고민이 필요해 보였다.

‘거꾸로 수업’, ‘프로젝트 학습’, ‘토의·토론 수업’ 등 교사의 일방적 주입이 아닌 학생들이 스스로 활동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교실수업 개선의 필요성에는 더 이상 덧붙일 말이 없다. 프로젝트 학습법 공개수업을 진행한 한 고교 수학교사는 기자에게 “수업을 준비하는 동안 아이들이 졸지 않아서 좋았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학생이 중심이 되는 수업은 딴 짓을 할 수도, 잠을 잘 수도 없었다.

취재과정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으로 국어과 거꾸로 수업 현장을 꼽고 싶다. 울산외고에서 진행한 이 수업에서 학생들이 즉석에서 지은 시를 보고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윤동주의 시를 시시콜콜 분석하고 빨간줄을 그어가며 공부했던 내 학창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일까. 아이들은 시를 지으며 생명경시 풍조를 생각하고, 같은 반 친구의 고민을 함께 나눴다. 국어수업으로만 끝나지 않았던 것이다.

아이들이 행복한 수업이 정착되려면 우리 교육 현장에 뒷받침돼야 할 것들이 많다. 프로젝트 수업이나 거꾸로 수업을 하려면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등 전자기기가 확충돼야 한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중·고교생의 경우 더욱 절실하다.

인식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올해 수업개선을 위해 15개 교육연구회가 수업공감 콘서트와 공개수업을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울산교육연구정보원은 내년에 30개 교육연구회에 대한 예산을 신청했지만 울산시의회 심사에서 10개 연구회 예산은 삭감됐다. 수업개선 현장에서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봤더라면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상급학교의 경우 성적에 대한 학부모의 불안감도 떨쳐 내야 한다. 학생 참여 중심 수업이 결코 성적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런 사례는 이미 울산지역에도 확인된 바 있다.(앞으로 기사에서 다룰 예정이다.)

교실 수업현장을 바꾸는 것은 교사, 학생, 학부모들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루아침에 수업방법을 바꿀 수는 없다. 올해 15개 수업연구회가 진행한 개선사례를 비롯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수업방법이 앞으로 더 확산되기를 바란다. 학교가 지옥이라고 말하는 아이들에게 수업의 즐거움을, 공부의 기쁨을 알려줘야 한다.

<양희은 취재1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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