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아기엄마
위대한 아기엄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11.18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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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 와서 출산한지 8주째 되는 아기엄마가 있다.

아기엄마는 사정상 미리 미역국으로 아침밥을 먹은 후, 잠시 아기를 안고 식탁에 다소곳이 앉아 있다. 나머지 가족들은 화기애애하게 일상을 이야기하면서 식사한다. 갓 난 손자아이를 무심코 바라보고 있던 할아버지가 한마디 건넨다. 오래전 할머니한테 들었던 6.25전쟁 때의 이야기다.

이야기 속 화제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할머니의 절친으로 그 친구가 태어나 8주째 되던 똑같은 갓난아이였을 때다.

그런데 유심히 경청하고 있는 아기엄마는 갑자기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연유인즉 다음과 같다.

전쟁이 발발하던 해, 대포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피난길에 이 아기의 아버지는 신경질적으로 말한다. “에잇! 전쟁 통에 이런 애가 뭐가 필요해? 논두렁에 버려버려!…”라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아기엄마가 눈물을 흘리자 온 가족이 덩달아 글썽인다. 아기엄마는 “아무리 전쟁터이지만 어떻게 어미가 갓난아이를 내버리고 간단 말인가?” 품에 안고 있는 아이를 한참 쳐다보면서 울먹이며 매우 가슴 아파하는 것이다.

관객 1천400만 돌파 인기영화 ‘국제시장’에서도 아이는 버리지 않았다. 흥남부두 철수 때, 오히려 죽기 살기로 애틋한 가족애를 내비치지 않았나? 강한 모성애도 부성애도 형제애도 그대로 스크린에서 눈물겹게 보았지 않았나!

힘들게 산통을 겪고 태어난 아이를 헌신짝같이 버리다니! 어떻게 키운 아이인데…. 2시간 마다 울어대는 아이는 젖 달라고 운다. 어느 때는 밤낮도 없고 시간 개념도 없이 울어댄다. 말을 할 수 있는 아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들어주게 말이다.

이러한 엄마의 산통과 육아에 무뎌있는지,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어느 여성은 출산의 달인인가 보다.

10년 동안 6명의 사내아이를 줄줄이 낳았고 그 와중에 올해 8월에는 귀여운 딸도 낳았다. 오빠들의 나이는 첫째가 13살, 둘째 10살, 셋째 7살, 넷째 5살, 다섯째 4살, 그리고 막내는 2살 박이다.

귀하게 태어난 공주라 오빠들은 신이 나 갓 태어난 여동생의 볼과 목덜미에 강아지마냥 뽀뽀해주는데 이ㅁ장면은 그야말로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백미다.

가관인 것은 장래 여동생을 보호해 주는 보디가드 오빠가 6명이라는 것. 자기 여자동생을 어느 낯선 사람이 해치거나 하면 감옥에 1천 년 동안 가두어 두겠다고 강조한다.

또한 훗날 여동생에게 피앙세가 생긴다면 제일 먼저 오빠들의 윤허를 받아야 하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다. 말 그대로 걱정 하나 없이 자라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공주가 태어난 셈이다.

최근 통증에 대한 재미나는 토픽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올해 25회째를 맞은 이그노벨상(Ig Novel Prize)이다. 매년 가을 진짜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2주 전에 시상한다. 그 중 생리학상을 받은 미국 코넬대학의 마이클 스미스 박사의 체험담이다.

그는 자기 몸뚱이가 마루타인양 직접 벌침을 25곳에 찔러 통증 실험을 하여 그 정도를 신체 부위별로 수치화했다. 결과 몹시 아픈 부분은 콧구멍과 윗입술이고 그런대로 참을 만한 곳은 정수리 부분이라 한다. 사타구니와 겨드랑이는 다른 곳보다 두세 배 더 아프다니 정말 흥미로운 실험이 아닐 수 없다.

정말 엄마가 이루는 일은 위대한 것이다.

특히 산모는 얼마나 장하고 힘든 일을 하는가! 이렇게 인간의 어머니가 되기 위한 과정은 쓰라리기조차 한 것이다. 마치 ‘노인과 바다’에서 이틀 동안 상어 떼와의 사투에서 처절하게 승리한 어부 산티아고처럼. 비록 뼈만 남은 앙상한 청새치를 끌고 오지만….



<울산대 국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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