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구칼럼]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활용하다니
[이동구칼럼]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활용하다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11.0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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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댐에 가둬둔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냈고, 논바닥 곳곳은 금이 가 있다. 최근 들어 간간이 단비가 내리긴 했지만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가뭄이 지속되면서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미세먼지는 호흡기와 폐 등에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염증과 기침, 천식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호흡기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우선 국민 모두가 물의 소중함을 알고 절수(節水)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 절수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라 평소 작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양치할 때 컵을 이용하고 변기에 페트병을 넣어두며, 빨래는 되도록 모아서 하는 등 생활 속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슬기롭게 가뭄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10월 29일 국회에서 全세계적 당면 이슈인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에 대응해 국가적 차원의 전략을 강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탄소자원화 비전과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제2회 미래화학융합포럼이 개최되었다. 이 포럼은 울산 최초의 국회부의장인 정갑윤 국회의원이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화학산업의 성장이 둔화되는 여건에서 화학산업은 온실가스 감축, 석유의존 심화라는 두가지 위기 요인에 당면하여 산업구조의 체질을 혁신해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을 단지 위기로 인식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한 기회로 활용한다면, 화학산업은 보다 빠르게 선진화될 수 있다”면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우리 정부는 지난 6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배출전망치 대비 37%로 결정한 바 있다. 이 중에서 산업부문의 감축률은 약 12%로,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산업계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총수입액에서 에너지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35%에 이르고, 그 중 석유 비중이 75%에 달할 정도로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여건을 고려할 때, 석유기반의 산업소재 원료 및 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전략도 절실하다.

탄소자원화는 화석연료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가스, 그리고 천연가스 등을 산업원료로 활용하는 기술혁신 개념이다. 탄소자원화를 통해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자원 순환에도 기여할 수 있다.

탄소자원화는 크게 4가지로 구분한다. C1가스 리파이너리는 셰일가스 등 비재래형 C1가스(메탄, 일산화탄소)로부터 화학제품을 만드는 기술이고, 인공광합성은 자연광합성 원리를 적용하여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이산화탄소 및 미활용 탄소자원으로부터 화학원료 및 제품을 만드는 기술이다. 바이오리파이너리는 바이오매스 또는 폐기물로부터 바이오에너지 및 원료를 만드는 기술이고, 이산화탄소 전환은 화학 또는 바이오 공정으로 확보한 이산화탄소를 산업자원으로 재이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환경을 보호하는 녹색화학을 넘어 지구를 살리고 자연환경을 복원하는 블루 케미스트리(Blue Chemistry)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뜨거운 사막에서 태양전지 플랜트로 만든 전기를 활용해 역삼투압 방식으로 바닷물을 담수로 만들고, 다시 이 물이 인공광합성에 이용되어 유용한 자원을 생산하는 탄소자원화 기술이 블루 케미스트리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이렇게 全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면서 국가적 차원의 미래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화학硏이 울산과 손을 맞잡고 함께 나갈 것이다.

울산은 전국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가 있기 때문에 탄소자원화 기술이 개발되면 테스트베드로 적용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물은 부족하고 온실가스는 넘쳐난다. 물산업과 탄소자원화 산업이 확실한 미래먹거리다. 울산도 지혜롭게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기획경영실장/ RUPI 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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