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가을 三色에 빠져보자
느릿느릿~ 가을 三色에 빠져보자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5.10.22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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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국립공원 무장봉
▲ 경주국립공원 동래봉산 무장봉 44만평의 평원에 조성된 은빛 억새밭.

지난 주 일요일(18일) 경주 국립공원 동대봉산 무장봉(624 m)을 다녀왔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온갖 색으로 단장하는 산을 보고 싶어 지인들과 함께 주말 나들이겸 해서 나선 것이다.

오전 7시가 조금 넘어 지인들이 하나 둘씩 모이면서 승합차로 경주 보문단지 육부촌 앞에서 오른쪽으로 빠지는 보덕로를 따라 손곡동 삼거리까지 가서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요금 편도 1천200원)를 이용해 약 10분 정도 가니 등산코스가 시작되는 암곡동 마을주차장에 도착했다.

동대봉산은 경주국립공원 중 토함산과 인근의 불국사, 석굴암과 함께 토함산지구에 포함되며, 1968년 12월에 우리나라 두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무장봉 정상 억새군락지의 경관이 빼어나 가을철 많은 탐방객이 찾고 있으며 선덕여왕, 태극기 휘날리며 등 TV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 아름다운 단풍과 어우러진 무장사지 삼층석탑.

등산코스는 공원 지킴터 관리사무소를 지나 무장골계곡 징검다리, 무장사지 삼층석탑 삼거리, 억새 군락지, 무장봉 정상을 둘러보고 되돌아 오는 길을 택했다. 정상까지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조금 빠른 걸음으로 가면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고 들었지만 걷는 동안 주위의 경치에 빠져들어 보낸 시간도 괜찮았다.

산행 초입부터 정상부까지 그렇게 가파르다는 느낌을 받는 곳이 없어 느릿느릿 걷는 재미가 솔솔했다. 특히 시원하고 깨끗한 계곡을 끼고 걷는 코스여서 상쾌함을 더했다.

한 시간여를 걸었을까 싶었는데 은빛으로 도배한 들판 억새군락지가 눈에 들어오면서 가을의 정취에 취하게 된다. 군락지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정상에 도착한다.

동대봉산 무장봉은 경주와 포항시(오천읍) 경계지점에 있어 멀리 동해쪽을 바라보면 푸른바다가 한 눈에 들어와 가슴이 탁트이는 시원한 쾌감 을 느낀다.

무장봉 정상에 펼쳐진 44만여평의 억새군락지는 영남 알프스의 간월산과 신불산의 억새군락지 만큼이나 장관이었다.

무장봉 정상을 올라가기 위해 필히 거쳐야 하는 코스가 무장사지다. 암곡탐방지원센터에서 0.4km정도 지나면 두 갈림길을 만나는데, 이곳에서 계곡형 탐방로와 능선형 탐방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 무장봉 등산코스 이정표.

이때 무장사지를 보기위해서는 계곡형 탐방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길은 무장봉까지 대부분이 완만한 경사로 누구나 걷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약 2.4km 정도 올라가면 통일신라시대 사찰인 무장사의 터를 볼 수 있다. 문무왕이 삼국을 통일한 후 병기와 투구를 매장한 곳이라는 뜻으로 ‘무장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즉 병기가 필요없는 평화스러운 시대를 열겠다는 문무왕의 결연한 의지가 이 절을 창건하는데 큰 힘이 됐고 또한 절 안에 3층석탑(보물 제126호)을 세우는 계기가 됐다고 전하고 있다.

또 신라 39대 소성왕(재위 799~800) 왕비인 계화부인이 왕의 명복을 빌기위해 아미타불상을 조성한 과정을 자세히 기록한 ‘무장사아미타불조상사적비이수및귀부(보물 제125호)’를 볼 수 있다.

무장사는 38대 원성왕의 부친인 효양이 숙부를 추모해 창건한 절이다. 현재 비는 없어지고 비를 받쳤던 귀부와 비머리 위에 얹었던 이수만 남아있다.

비는 전체적으로 파손되어, 비편은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박대호 기자

▲ 무장사 아미타불조상사적비 이수 및 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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