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십, 백, 천, 만
일, 십, 백, 천, 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9.0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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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중에 나이 오십을 넘기면 하루에 1, 10, 100, 1000, 10000번 하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1은 하루에 한 번 ‘착한 마음을, 착한 생각을 해보라는 것이다.’ 착한 마음이라고 해서 꼭 불상한 사람을 동정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천진난만한, 순진한 마음, 자기 자신에게 정직한 마음을 갖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이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데에 망설임이 많다. 바꿔 말하면 체면 따위로 자신을 감추려 들고, 나쁘게는 가식적으로 행동해야 거룩하고 점잖은 것으로 여긴다. 특히 이렇게 가식적으로 행동하여 조금이나마 자신의 속물적(俗物的) 욕망을 충족시켜, 강화를 받아 온 특정 종교의 맹신도한테서 자주 관찰된다. 착한 마음은 자신이 좋아하는 애완동물 또는 꽃, 그리운 친구, 짝사랑한 애인 등을 머리에 떠올려 즐거움과 크게는 쾌락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 몸에서 엔도르핀이 나와 건강에 좋다.

10은 하루에 열 번 반갑게 인사를 나누라는 것이다. 모두가 자신만을 인정해 달라는 고독한 군중들이다. 내가 먼저 다른 사람을 반갑게 맞아주는 마음으로 대하면 나의 고독이 반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도 정직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가식적 웃음으로, 눈으로만 하는 인사가 아니라 마음으로 반갑게 하는 인사이다. 즉, 인사를 받는 행동으로 해서는 안 된다.

100은 하루에 100번 남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라는 것이다. 남의 말을 경청해주는 당신은 카운슬러가 되는 것이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내 주장만 하면서 살아온 우리들한테는 수련을 쌓아야 되는 능력이다. 말하는 상대방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말을 쏟아냄으로서 속 타는 자기 마음을 식히는 것이다.

1000은 하루에 글자 1000자 정도는 최소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200자 원고지 5매이다. 심벌로 가득 찬 영상문화이어서 순간적, 찰나적이고, 일과성이다. 독서처럼 생각하는 시간이 없다. 여기 ‘돋보기’ 칼럼 정도는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사람다워지는 것이다. 새로운 정보를 생각하며 받아들이는 것이다.

끝으로 10000은 건강을 위하여 하루에 10000보는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10000보는 대략 8km 쯤 된다. 처음 시작할 때는 5000보 정도 걷다가 점점 늘려서 10000보를 채우는 것이 좋다. 자신의 체력에 맞게 걷는 것이다.

덧붙여 진부한 얘기로, 남자 나이 50이 넘으면 다음 다섯 가지를 순차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첫째는 건(健), 일건이라고 한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둘째는 처(妻), 이처라고 한다. 부인을 챙기라는 것이다. 셋째는 재(財), 삼재라고 한다.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식한테 다 주지 말고 상당부분은 갖고 있어야 명절에 인사하러 온다. 넷째는 식(息), 사식이라고 한다. 자식을 잘 교육시켜 보람을 느끼며 살라는 것이다. 다섯째는 우(友), 오우라고 한다. 벗이 가까이 있어 어제 한 이야기 오늘 다시 해도 될 만큼 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자주 만나는 친구이어야 한다. 이대로 되면 천국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 박문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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