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이 그리운 소녀들…’ 가출 女청소년 자립 지원·인생설계 도와
‘情이 그리운 소녀들…’ 가출 女청소년 자립 지원·인생설계 도와
  • 윤왕근 기자
  • 승인 2015.10.01 2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 남구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김수정 간사

“항상 학교가는 아이들을 배웅하려고 노력합니다. 여기 있는 아이들은 가정에서 그런 배웅을 받지 못해 집에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일 울산남구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에서 만난 김수정(27·사진) 간사는 가출한 여자청소년들의 ‘친언니’ 같았다.

학교가는 아이들을 깨워 학교에 보내고 아이들이 감정기복을 보일 때는 상담을 도맡아 하고, 때로는 엄격하게 꾸짖기도 한다.

남구여자중장기쉼터에는 부모의 폭력과 방임 등으로 집을 나온 이른바 ‘가출청소년’ 5~6명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김수정 간사를 비롯한 쉼터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단순히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 진로지도와 가족나눔 프로그램을 진행해 삶의 가치관을 정립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쉼터에 온 아이들은 사실상 자립해 홀로 살아나가야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어서 자립의 방법을 알려주려는 것이다. 그래서 쉼터 아이들은 적금을 들어놓고 있고 잘못을 했을 때는 ‘자립계획서’를 내기도 한다. 김 간사는 감정조절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심하게 대들 때나 다시 거리로 나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 그러나 다시 힘을 얻을 때도 역시 서툴지만 서서히 변해가는 아이들을 볼 때라고 말했다.

김 간사가 ‘위기의 아이들’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한 것은 그의 특별한 경험 때문이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던 김 간사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꿈이 생겨 학교를 자퇴하고 다음해 실업계 고등학교로 복학을 하게된다. 자퇴와 복학을 한 것은 단순히 ‘진로’에 대한 욕심때문이었지만 세간의 시선은 차가웠다.

그는 “단순히 자퇴를 했다는 이유로 저를 비행청소년으로 낙인 찍는 분위기를 느꼈다”며 “심하게는 면전에서 ‘양아치’라는 말도 들어봤다”고 말했다.

그 경험 이후 김 간사는 진로를 바꿔 대학에서 보육상담학을 전공한 뒤 원했던대로 ‘위기의 아이들’의 언니가 됐다.

김 간사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보다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과 길을 알려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