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을 다시 생각한다
풍력발전을 다시 생각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8.3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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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잠잠하던 영남알프스지역 풍력발전 논란이 시행사의 연말 착공 소식에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바람 자원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에 대해 대부분의 시민들이 긍정적으로
하지만 이러한 풍력발전이 석유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풍력발전이 무조건 좋은 것으로만 받아들이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 현재 영남알프스 지역에 건설 예정인 대규모 풍력발전단지의 경우 심각한 환경 훼손이 불가피해 지역사회의 쟁점이 되고 있다.

이번에 밀양과 울산의 경계지역인 능동산과 사자봉 지역에 설치되는 대규모 풍력발전단지의 규모를 보면 2.3MW/h 풍력발전기 22대가 건설되고 전력계통 연결을 위한 송전탑 38개가 신불산과 영취산을 관통할 예정이다. 넓은 초원에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낭만적인 장면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2.3MW/h 풍력발전기의 규모는 현재 영덕에 설치된 0.7MW/h 풍력발전기나 강원도 대관령 목장에 설치된 1MW/h 풍력발전기와 비교할 경우 그 크기와 규모가 상상 이상으로 엄청나다.

풍력발전기는 크게 세 개 부품으로 나눠지는데, 풍력발전기를 받치는 타워, 발전 장치의 핵심인 넛셀, 동력을 발생시키는 날개로 구성된다. 2.3MW/h의 풍력발전기의 경우 타워 높이만 100m 이상에 이르며, 날개의 지름만 80m에 이른다. 이 정도 규모의 공사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현재 능동산 일원의 임도의 선형구조의 변경이 불가피하고 타워 주변에 반경 100m 이상의 작업공간이 필요하게 된다. 또 22대의 대형 풍력발전단지가 건설되기 위해서는 대형구조물을 실은 트레일러가 수 백 번을 왕복해야 하는 공사로 이 과정에서 영남알프스 지역의 환경과 경관훼손은 불가피한 사실이다. 현재 발전사업자가 환경부에 제출한 사전환경성 검토 내용을 보면 개별 풍력발전기로 인한 산림훼손 문제만 지적하고 있다.

한편 풍력발전기 전체 22기의 건설과 15년간의 유지보수 과정에서 영남알프스 지역에 미치는 종합적인 환경성 검토는 회피하고 있다. 또 능동산에서 언양변전소까지 이어지는 송전탑과 샘물산장에 위치하는 에너지관 건립에 따른 산림훼손과 도로개설로 생태계의 보고인 영남알프스 지역의 종다양성과 환경훼손은 불가피하다. 능동산과 사자봉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지역은 아주 중요한 생태계 보전구역으로 또 온실가스 흡수원(Sink)으로 국민 모두에게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이러한 자연유산이 특정 기업의 사익을 위해 이용되는 것도 문제이거니와 한번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게 되면 향후 15년 후 다시 더 큰 규모의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게 되게 되면서 이후 지속적인 환경훼손과 생태계의 파괴가 이어지게 된다.

최근 기후변화문제와 고유가문제로 풍력발전이 석유의존도를 낮추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환경적으로 지속가능성을 갖추지 않는다면 풍력발전도 결국 난개발의 소재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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