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장에 오르는 반구대암각화
국정감사장에 오르는 반구대암각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9.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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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합의해 추진하고 있는 카이네틱댐(가변형 임시물막이) 설치사업이 국정감사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7일 문화재청 소관업무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교문위 위원들은 이에 앞서 지난 15일 반구대암각화 현장을 시찰했다.

교문위 위원들은 이날 현장시찰에 나서기 전 울산암각화박물관에서 문화재청으로부터 이 사업의 추진경과를 보고받았다.

보고가 진행되던 암각화박물관에서는 때마침 포르투갈 코아계곡 암각화를 소개하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코아계곡 암각화는 포르투갈 정부가 보존을 위해 댐건설을 포기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암각화군은 하류에 코아댐 건설공사가 시작되던 1992년 무렵 발견됐다. 포르투갈 정부는 이 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1995년 코아댐 건설공사를 중단했다. 그리고 1998년 이 유적은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암각화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과 연계해 안토니오 퐁테 코아공원재단 이사장과 안토니오 마르티노 밥티스타 코아 국립박물관장을 비롯한 현지 전문가들이 지난 9일 울산을 찾았다. 이들은 울산박물관에서 코아계곡 암각화와 암각화의 보존정책, 활용 등에 대해 설명했다.

사연댐 건설 이후에 보고돼 수시로 물에 잠기는 반구대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큰 특별전이고 설명회였다.

반구대암각화는 1971년에 학계에 보고됐다. 하지만 40년이 더 지난 지금까지 암각화는 수몰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반구대암각화가 국보로 지정된 것은 1995년이었다. 국보로 인정받기까지도 24년이 걸렸다. 국보로 지정되고도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항구적인 보존방안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구대암각화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려면 최소한 암각화가 물에 잠기지 않게는 해야 한다. 그래서 그동안 여러가지 방안들이 제시된 것이다.

문화재청은 사연댐 수위를 낮출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울산시는 맑은 물 확보 대책 없이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울산시는 맑은 물 공급이 보장될 때까지 임시로 카이네틱댐을 설치하고 맑은 물 공급이 이루어지면 사연댐 수위를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카이네틱댐도 허문다.

카이네틱댐 설치 방안이 불가피한 차선책이라고는 하지만 코아계곡 암각화 보존책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것이다.

울산권 맑은 물 공급사업은 대구·경북권 맑은 물 공급사업과 맞물려 있다. 지금으로서는 경북의 청도 운문댐 물을 울산으로 끌어오는 방안이 유력한 대안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대구·경북 지역 주민들의 양해가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반구대암각화 보존방안을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모색해왔다. 하지만 울산과 대구, 경북의 맑은 물 공급을 원활하게 추진하기에는 울산시나 문화재청이나 역부족인 것은 매한가지다.

결국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사안인 것이다. 원론적으로 생각해봐도 국보(國寶)인 반구대암각화의 보존책임은 일차적으로 국가에 있다. 코아댐 건설 중단 결정도 포르투갈 정부가 한 것이다.

대한민국 국보 제285호, 울산 대곡리 반구대암각화의 보존을 위해서는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야한다. 국정최고책임자의 결단을 기대한다.

<강귀일 취재2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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