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울산아트페어를 말한다
제1회 울산아트페어를 말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8.3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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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제1회 울산아트페어는 잘한 것이 훨씬 많은 대성공작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90% 잘한 것이 10%의 불만을 설득하지 못한 점일 뿐이다. 모든 조건이 열악한 환경에서 처음 개최한 행사로 이만큼 치러냈다는 것이 쉽지 않다. 아트페어를 준비한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용기를 줘야 한다.

세상에는 죽음보다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라고 한다. 울산아트페어가 끝나고 나서 이런저런 말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울산아트페어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높았음을 증명한다. 단지 그들의 기대치에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일 뿐이다. 어떤 축제이든지간에 관심이 많은 행사는 준비하기가 예사 까탈스럽지가 않다. 아마 처음 열린 아트페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 또한 그런 것일 수 있다.

지난 8월 25일부터 30일까지 6일간 울산 KBS홀에서 개최된 제1회 울산아트페어는 전국에서 찾아온 화랑들과 작가들이 112개 부스에서 1천500여 점이라는 미술품을 전시 판매했다. 울산아트페어는 울산 미술애호가들에게 다양하고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울산은 화랑 중심으로 이뤄졌던 소규모 단위의 미술품 거래가 울산아트페어 개최로 다양한 작품과 유명 작가, 유명 연예인들의 작품을 한곳에서 수일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미술품 시장 개척이라는 큰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울산에서 아트페어가 열렸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를 갖는다. 울산은 경제적으로 전국 제일의 부유한 도시에 속하지만 돈을 주고 미술작품을 구입하는 경우는 다른 도시에 비할 수 없을 만큼 뒤처진 도시다.

(사)한국미술협회 울산광역시지회(회장 최명영)가 이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제1회 울산아트페어를 개최한 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했을 것이다. 울산아트페어 개최는 울산의 문화와 예술을 몇 단계 에스컬레이터 시켰다는 찬사를 받아도 모자람이 있다.

울산미협 관계자들은 울산아트페어를 준비할 때 걱정과 우려도 많았다고 한다. 여태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미지세계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최명영 회장과 울산미협 집행부는 몇 날 밤을 꼬박 세우며 철저히 준비했다. 노력한 만큼 성과는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울산아트페어가 끝나고 난 지금 그들의 생각은 옳았다. 울산아트페어는 112개 부스에 1천500여 점의 미술품들이 가득했다. 행사 마지막 날 화랑들이 짐을 꾸리면서 내년 부스를 챙기는 경우까지 있었다. 이를 보고 울산사람들이 놀랐다. 미술품 거래 시장이 성공했다는 것은 울산시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품격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울산아트페어의 공간이 비좁았다는 지적도 한다. 하지만 시장은 북적이는 맛이 있어야 한다. 수년전 터키를 여행하면서 이스탄불에서 시장다운 시장을 경험했다.

다름 아닌 ‘그랜드 바자르’다. 이름 그대로 ‘거대한 시장’이라는 뜻이다. 시장 입구에서 가이드가 꼭 이런 말을 한다.

미로처럼 엉겨있어서 출구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가게마다 붙여진 번호를 보고 원점 회귀하면 된다고 했다.

그만큼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르는 세계적 시장으로 터키 여행객들이라면 꼭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다.

갤러리들은 모처럼 울산아트페어에서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르를 경험했다. 아트페어에 들어서는 순간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 그랜드 바자르에 들어서는 느낌이었다. 부스마다 붙여진 일련번호는 찾아야 하는 부스를 쉽게 찾아갈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각각의 부스들은 서울 인사동 거리에 들른 것처럼 다양한 미술품들이 넘쳐났다. 전국 유명 화랑이나 전시장에 가지 않고는 구경하기 힘든 작품들도 있었고 그냥 쉽게 구입해서 장식용으로 할 수 있는 기획 작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한마디로 구색을 갖춘 미술시장이었다.

특히 관심을 끈 것은 한 작품 30만원 기획전 부스였다. 이는 울산미협 집행부의 아이디어였다.

울산의 중진작가들이 참여한 부스다. 처음 미술품을 구입해보는 경우 이 부스에서 많이 머물면서 작품을 골랐다. 마음에 든 작품을 골라놓고 어찌할까 고민하다 다른 사람에게 놓쳐버린 사람들의 안타까워하는 모습들도 울산아트페어에 대한 내년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제 출발이다. 올해는 첫 경험이다. 내년 제2회 울산아트페어를 벌써부터 기대하게 한다.

<정은영 울신예총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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