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솔 최현배, 한글 그리고 울산 문화브랜드
외솔 최현배, 한글 그리고 울산 문화브랜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8.2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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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와 동시에, 우리 고유 언어인 한글을 일제로부터 되찾아 온 지 꼭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우리 울산은 자랑거리가 많다. 전국 1위 부자도시, 반구대암각화, 울산대교, 울산대공원, 영남알프스 등 울산을 대표하는 것들은 무수히 많이 있다. 하지만 필자의 개인 생각으로는 울산을 가장 잘 대표하고 울산의 역사와 정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은 바로 ‘한글’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이유는 울산이 세계적인 한글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을 배출한 ‘한글의 성지’이기 때문이다.

최현배 선생을 말씀드리자면, 울산군 하상면(지금의 중구 동동)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의 한글 말살 정책에 맞서 조선어학회를 창립해 한글 지키기에 헌신하신 분이다. ‘우리말 큰 사전’을 비롯해 국어 문법과 어법을 정리한 한글 책을 수없이 내셨으며, 해방 후에는 한글 가로쓰기 법을 창안하는 등 한글사랑이라면 주시경 선생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선각자이자 대학자이다.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고 국어 연구에 한평생을 바치신 최현배 선생은 울산시민은 물론 모든 국민들이 존경하는 분이다. 울산에 이렇게 위대한 분이 계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울산시민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게 만든다. 이에 우리들은 매년 10월 초 한글문화예술제를 열어 외솔 선생의 고귀한 뜻과 정신을 기리고 있다.

이렇듯 한글을 대표하는 도시인 울산의 시의회에서도 그동안 최현배 선생을 기리고 한글사랑 운동을 펴기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제4대 의회 때에는 당시 내무위원장인 박순환 의원이 한글대축제를 열자고 제안해 지금의 한글문화예술제가 열리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고, 제5대 때는 필자가 ‘울산광역시 국어 진흥 조례’를 대표로 발의해 제정의 길을 트기도 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광역시 이후 18년 동안 민의의 전당을 지켜왔던 상징을 한자인 ‘議會’에서 한글인 ‘의회’로 교체하는 등 시의회가 한글문화도시로 변모하는 데 앞장서 왔다.

이제 몇 달 뒤 10월 초에는 울산에서 한글문화예술제가 열린다. 외솔 선생의 업적과 나라사랑, 한글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된 예술제가 이제 네 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울산시는 물론 교육청, 한글단체의 각고의 노력으로 예술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정말로 많은 발전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필자가 보기엔 다소 외형적이고 단편적인 행사에 치우친다는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첫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 한 단계 도약하고 내실을 다질 수 있는 브랜드화된 예술제로 변화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그것이다.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은 전세계가 인정한다. 유네스코는 문맹퇴치 사업에 공이 있는 사람이나 단체에게 세종대상 문해상(文解賞)을 해마다 주고 있는데, 이는 한글의 창조성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또한, 한국이 세계적인 인터넷 강국이 된 것도 지식정보화에 가장 적합한 문자인 한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처럼 한글은 세계적인 문화상품이다. 이제 우리는 한글이 가진 상징과 가치를 울산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연결시켜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해야 한다. 태권도를 하는 전세계 사람이 국기원을 방문하는 것이 소원이듯이, 한글을 사랑하는 국민뿐만 아니라 한류 열풍으로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꼭 들러야 하는 도시로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변모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한글문화예술제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하다. 따라서, 올해는 과거보다 더 발전되고 변화된 새로운 아이템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글이 울산의 대표 브랜드가 될 수 있는 방안이 무언지 지금부터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 축제가 끝나면 올해는 정말 달라졌구나 하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울산의 위대한 스승인 최현배 선생이 남기신 ‘한글이 목숨’이라는 말처럼, 이제 우리 모두는 한평생 한글을 목숨같이 여기며 한글사랑을 펼쳐온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글도시 울산’ 만들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김정태 울산광역시의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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