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각화 보존대책 연구용역이 발주된 것이 지난 2003년이다. 벌써 5년이 지났지만 뾰족한 결론이 없었으니 허송세월만 한 셈이다.
연중 7, 8개월 물에 잠겨있는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는 그 동안 각석 3백여점 중 1백여점이 훼손돼 원형을 상실했다. 최근에는 암각화 표면이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
일이 이 지경인 데도 문화재청, 환경단체, 울산시는 시시비비 하느라 결론에 도달치 못한 상태다.
물을 막든, 빼든, 돌리든 간에 최종 목표점은 ‘세계적 유산 원형 보존’이다. 더 이상 갑론을박(甲論乙駁)으로 세계적 유산을 훼손 시켜선 안 된다. 자신들의 논리에 접근하지 않는다고 배척하면 문제를 해결 할 방법은 근원적으로 없다. 시간을 지체하면 할수록 울산의 보물은 자취를 감추는 수순을 밟을 뿐이다.
마침 정갑윤 의원이 ‘터널형 수로 유로변경’ 방식을 최종 선택하고 관련당국과 협의해 다음 달 정기 국회에서 지역현안으로 제시할 예정이라니 다행스런 일이다. 문화재를 보존하는 일은 지역현안 일 뿐 만 아니라 국가적 문제이기도 하다.
정부의 적극 지원을 얻어 낼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도 힘을 보태야 한다.
/ 정종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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