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상생의 길을 찾자
노사 상생의 길을 찾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7.3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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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국내 3대 조선사가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엄청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악재 등으로 2분기에 3조318억원의 적자를 냈다. 삼성중공업 역시 같은 기간 1조5천4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적자 규모는 이들 업체의 창사 이래 최대 영업손실이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모두 1천7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조2천억이라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2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번 분기 영업손실은 다소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부터 임원 30%를 감축, 조직개편에 이어 희망퇴직까지 단행한데 이어 전 사업부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는 ‘미래기획위원회’를 발족, 현재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바람직한 여론의 공론화로 중장기 발전방향을 모색해 왔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에 매출 11조9천461억원, 영업손실 1천710억원, 당기순손실 2천424억원으로 매출은 전분기 대비 2.3% 줄고, 당기순손실은 1천172억원 늘어난 반면 영업손실은 214억원 감소하면서 손실 폭을 줄였다.

이처럼 사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업실적이 흑자로 전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외적으로 많은 어려움도 있지만 선박 2천척 달성기념 특별격려금과 퇴직위로금 등 회사 정상화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967억원의 일회성 비용 발생한 것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회사 상황이 이 지경인데 현대중공업 노사는 임금협상을 두고 한 치의 간격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 15만56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 기본급 대비 6.77%, 통상임금 대비 3.54%)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개인연금 2만원 기본급 전환 ▲고정성과금 250% 보장 등을 회사 측에 요구했다.

또 ▲통상임금 1심 판결결과 적용 ▲임금, 직급체계 및 근무형태 개선 노사 공동위 구성 등 단체협약에서 다뤄야 할 사안을 요구하고 ▲고용안정협약서 ▲성과 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이 제시한 안은 ▲기본급 동결 ▲생산성향상 격려금 100% ▲안전목표달성 격려금 100만원 지급 등이다.

양측 안은 보면 엄청난 괴리가 있다. 어느 측의 요구가 옳은지는 독자들이 판단할 일이다. 하지만 회사가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마당에 상식을 뛰어넘은 임금 안을 제시한다면 누구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 노조는 최근 파업찬반투표를 벌여 재적 대비 59.5%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시켜 놓고 사측의 요구안이나 협상 태도에 따라 파업을 벌이겠다며 이미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임금협상 제시안과 관련해 “경영사정을 감안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사측은 7분기 연속 적자라는 불명예와 하반기까지 실적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영환경을 상황에서 지금은 생존을 고민하고 손실을 최소화해야 할 때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응은 냉담하다 못해 적극 수용반대를 밝혔다.

회사가 있어야 사원이 있고 직장이 있다.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고 회사의 경영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회사가 존립하기는 어렵다. 주식회사는 영업의 이윤을 추구하고 그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책임이 있다. 그렇다면 가장 우선 선결과제는 회사가 영업실적에서 흑자를 내야 한다. 적자경영인 상태에서 사원들의 급여를 인상해 주기는 어렵다.

이제라도 노사의 화합과 결단이 필요하다.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회사의 노력에 노조도 힘을 보태야 한다. 설혹 회사에 불만이 있더라도 지금은 파업을 서두를 상황이 아니라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노사 상생의 길을 찾아 나서주길 바란다.

<이주복 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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