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도서관 문화체계 세운
故엄대섭 정신 널리 알릴 것”
“영남권 도서관 문화체계 세운
故엄대섭 정신 널리 알릴 것”
  • 윤왕근 기자
  • 승인 2015.07.0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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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울산 북구 독서환경 바꾼 책읽기 전도사 ‘북구 뚜벅이도서관 최진욱 주무관’
▲ 울산 북구 뚜벅이도서관 최진욱 주무관.

“책은 밥이자 반찬입니다. 꾸준히 먹어야하는 밥처럼 책 또한 그렇고, 특정 반찬을 모두가 좋아할 수 없듯 많은 사람이 보는 책이라고 해서 모두 좋아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도서관을 이용해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골라야 합니다.“

경남 마산이 고향인 북구 뚜벅이도서관 최진욱 주무관(46·사진)은 10여년 전 울산시 북구청으로부터 “척박한 북구의 독서환경을 바꾸고 도서관을 건립해 남녀노소 모두 책 읽는 문화를 만들려 한다”는 한 마디 요청에 고향을 떠난 ‘책읽기 전도사’다.

최 주무관은 마산, 창원에 있을 때부터 작은도서관 만들기 단체, 어린이문화운동 단체에서 활동하고 ‘동화읽는 어른모임’ 회장을 역임하는 등 도서관 전문가로 유명했다.

그가 처음 울산에 왔을 때 북구에는 구립도서관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독서환경이 열악했다.

최 주무관은 2003년 그간의 경험을 살려 도서관 개관 준비위원장을 맡아 갖은 노력 끝에 북구에 도서관을 설립했다. 그것이 울산 최초 어린이전용 도서관인 ‘기적의 도서관’이다.

그는 이외에도 그동안 ‘독서실화’ 됐던 도서관 문화를 바꾸고자 버스를 이용한 이동도서관을 활성화시키는 등 북구의 도서관 문화를 바꿨다.

그 결과 10여년 전 구립도서관이 전무하던 북구에 울산에서 가장 많은 6개의 구립도서관이 만들어지는 쾌거를 올렸다.

최 주무관은 단순히 도서관 건립에만 치중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책읽기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 효과를 지켜보고 있다. 자신이 직접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척박했던 북구의 독서환경과 문화를 바꿨다는 자부심을 가질 만도 하겠지만 최 주무관의 눈은 여전히 부족한 부분에 쏠리고 있다.

그는 “단순히 도서관이 많아진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관건은 도서관의 내실이 어떻게 구성돼 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주무관은 “도서관이 늘어나는 만큼 전문 사서가 많아져야 하지만 현재 울산과 북구는 시간제 계약직으로 도서관을 채우고 있어 도서관이 단순한 책 대여점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사서란 단순히 책을 빌려주고 독촉하는 사람이 아닌 독자에게 알맞는 책을 권해주고 길을 잡아주는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세상에 책 읽기 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그가 최근 열성을 다하고 있는 것은 울산과 영남권 도서관 문화의 체계를 세운 고(故) 엄대섭 선생의 업적과 정신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그는 엄 선생을 주제로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최 주무관은 “북미권이나 유럽 등 선진국을 보면 인구 2만5천명당 도서관 1개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아직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며 “도서관 문화의 양질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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