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대 중반만 해도 연암천에서 미꾸라지, 송사리 등 물고기를 잡았다. 무룡산 자락으로 연결되는 농경지에는 맑은 도랑물이 흘렀다. 지금의 연암천은 ‘천(川)’이라 칭하기 어려울 정도다. 거대한 ‘폐수통로’지 개울이 아니다. 자연을 훼손한 인간이 그것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는 일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연암천의 생태복원 계획은 평가할 만한 일이다. 흘러들어오는 오·폐수를 차단하고 하천 밑에 쌓인 토사(土砂)부터 제거해야 한다. 본류에 들어오기 전 지류에서 사전에 물을 정화시키는 장치도 필요하다. 하천이 본래의 기능을 되찾는 데 일조하는 것이 수생 동·식물이다. 이들을 식재, 방류하는 조치도 취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을 계획하고 관리할 인간이다. 단기적 안목으로 계획해 여러 번 거듭되는 보수공사와 이에 따른 예산낭비는 없어야 한다. 특히 이 하천은 상당 부분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에 섣부른 복원작업을 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예산낭비 우려가 있다.
수십억의 혈세를 투입한 생태하천이 일회성 전시행정으로 끝나서도 안 된다. 이왕에 시작하면 ‘완전 폐수천’을 ‘완전 생수천’으로 바꾼 사례로 굳혀 관리할 일이다. 서울 청계천이 생태 복원돼 전국적 명소가 됐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 정종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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