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눈에서 가능성 엿봐”
“아이들 눈에서 가능성 엿봐”
  • 양희은 기자
  • 승인 2015.05.2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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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학교 역도팀 지도 전국장애학생대회 5연패
▲ 칭찬 황희동 감독.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종합우승 5연패의 주역 울산 역도 선수단 뒤에는 든든한 감독이 있었다. 울산 동구청 역도 장애인 실업팀 황희동(사진) 감독.

그가 장애인들을 지도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다. 울산지역 학교에 막 장애인 체육팀이 생기기 시작할 때였다.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메아리학교 역도팀을 지도하면서 황 감독과 장애학생들의 인연은 시작됐다. 처음에는 아이들의 눈이 부담스러웠다. ‘내가 이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 ‘아이들은 수화도 제대로 못하는 내 말을 알아들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황 감독은 이내 아이들에게 끌렸다. 감독의 입을 보고 집중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그는 가능성을 내다봤다.

일반인에게도 힘든 훈련과정을 아이들은 잘 소화해 냈다. 대회에 나가면 곧잘 메달도 따냈다. 그렇게 울산 장애인 학생 역도 선수단은 자리를 잡았고 지금은 전국 장애인 역도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지난 22일 폐막한 제9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는 금메달 15개, 은메달 19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하며 울산 종합메달순위 2위 견인차 역할을 했다.

황 감독은 “물론 전국대회에서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체전 이후 아이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며 참을성도 키우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게 되면서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어느 학부모님께서 그러셨죠. 내가 평생 지고 갈 짐이라 생각했던 내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것도 있다는 걸 알았다고. 그러면서 많이 좋아하셨어요. 내가 이 아이들 옆에 있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황 감독과 학생 선수들의 노력에 각계각층의 관심이 더해져 지난해 2월 울산에도 장애인 역도 실업팀이 생겼다. 장애학생 선수들도 더 큰 목표와 꿈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황 감독은 “아이들이 운동으로 자립할 수 있게 됐고, 또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됐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더 좋은 성적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어떤 아이들이 역도를 통해 또 새로운 꿈을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할 뿐이다. 양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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