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절망이 희망으로 가는 길은 멀다
4·16, 절망이 희망으로 가는 길은 멀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4.1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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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4월은 잔혹했다. 전남 진도 앞바다는 눈물로 얼룩진 기록의 한 페이지로 남았다. 사람들은 울었고, 분노했고, 절망했다.

4월 16일. 우리는 그날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 사회는 그날을 기점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했다.

안전이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기 시작했다. 성장과 자본에 가려졌던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절대적 존재로 여겨졌던 국가에 대한 생각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국가는 과연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제공하고 있는가. 변화의 바람이 우리 사회에 불어오는 듯했다.

1년이 지났다. 아직 9명의 희생자가 저 깊은 바다 속에 잠겨 있는 지금 우리 사회는 잊어야 한다고 말한다. 언제까지나 슬픔에 잠겨있을 수는 없다고 한다. 극단적으로는 ‘지겹다’고도 한다.

잠시 생각을 돌려 ‘잊지 않겠다’고 했던 1년 전의 마음을 들여다 본다.

잊지 않겠다고 한 것은 비단 300여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사고만이 아니었다. 그 사고를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민낯이었다.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한 것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다짐이었다.

그 다짐도 희미해진지 오래다. 안전보다 경제성을 따지는 것이 당연시되고 탁상공론과 줄다리기 행정은 여전하다.

돈만 쥐여준 주먹구구식 사업 추진도 만연하다. 관피아 문제는 수시기관의 단골 대상이다.

지난해 4월 16일 우리 가슴을 내리쳤던 절망이라는 단어는 아직 그대로다.

제자리 걸음인 이 사회는 아직 기억과 공감이 필요하다.

이 절망이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희망으로 바뀌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다짐하고 좌절하고 다시 극복하는 것을 반복할 것이다. 그러려면 우린 오래오래 잊지 말아야 한다.

잊어야 한다는 그날을 지구 반대편의 교황은 아직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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