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에 대한 갈망 열정만큼 뜨거웠다
우승에 대한 갈망 열정만큼 뜨거웠다
  • 김규신 기자
  • 승인 2008.08.10 2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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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수문장 김영광 선수
▲ 샤워를 갓 마치고 나온 김영광 선수. 그는 기자와의 약속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갑작스런 만남일텐데도 친절하게 인터뷰를 응했다.
온 국민의 시선이 베이징 올림픽으로 쏠려 있는 이 때, 우리 지역 울산의 스포츠 선수들은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말복, 뜨거운 햇살 대신 장대비가 쏟아지던 8일 오전, 울산시 동구 서부동의 클럽하우스에서 울산 현대 축구단의 든든한 주전 수문장 김영광 선수를 만났다. 김 선수를 비롯한 울산현대 선수들은 20일 열릴 부산아이파크와의 FA컵 16강전 홈경기에 대비해 빗속에서도 오전 내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샤워를 갓 마치고 식사를 하러 나온 김영광 선수. 그는 약속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갑작스레 만나게 된 기자와의 만남이 불쾌할 만도 한데 내색 없이 기자의 질문에 조리 있게 친절히 답하기 시작했다. 인터뷰 내내 축구에 대한 열정을 표출하고 개인의 기록보다는 팀의 우승을 갈망하는 그의 모습에서 울산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린시절과 축구를 시작한 동기

▲축구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전남 해남 동초등학교에서 시작했다. 당시에는 공격수였다. 집이 순천으로 이사하게 되면서 축구를 그만둘 위기에 처했는데 그대로 축구화를 벗기에는 너무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서 축구부가 있는 명문 순천중앙초등학교로 전학했다. 당시 정한균 감독님은 또래보다 눈에 띄게 큰 내 신체조건을 보고 공격수로 기용하셨지만 실력 부족 때문인지 결국 볼보이까지 밀려나고 말았다. 이후 연습경기에서 골키퍼들이 주전, 후보 할 것 없이 모두 부상당하는 바람에 갑작스레 경기에 투입됐고 이 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맹활약을 펼치며 골키퍼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그리스와의 조별예선전이다. 첫 경기의 부담스러움 속에 우리 팀 수비수가 전반전에 퇴장 당했고 아쉽게 무승부로 마쳤다. 하지만 숫적 열세 속에서 그리스의 공격을 선방하며 김영광이란 이름을 대한민국 국민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경기, 훈련이 없을 때 어떻게 여가를 활용하는지?

▲낚시를 좋아한다. 클럽하우스가 동구에 있어 방어진 바다도 자주 찾는다. 잠도 많이 자는 편이고 게임도 좋아한다. 특히 위닝일레븐이라는 축구게임에 자신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성이형과의 대결에서도 내가 이겼다. (웃음) 브라질출신의 알미르 선수에게도 작년 이 게임을 전수했는데 이번에 임대돼 다시 돌아오자마자 대결을 걸어온다.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실력을 좀 봐줘야겠다.

-올시즌 목표

▲역시 K리그 우승이다. 나 개인의 성적보다는 팀이 우승하는데 기여하고 싶다. FA컵 역시 욕심이 난다. 반드시 우승해 팀의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것이다.

-울산 서포터 ‘처용전사’에 대해

▲늘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난다. 처용전사가 많이 올수록 선수들의 사기도 더 높아진다. 또 멀리 원정경기에서 우리 ‘처용전사’를 만나면 너무 반갑다. 실점에도 불구하고 경기 후 ‘김영광‘을 불러줄 때는 정말 죄송하고 고맙다.

-울산에 부상 선수가 너무 많다. 후반기에는 부상병동에서 모두 탈출하나?

▲우성용, 염기훈, 양동현, 이상호, 박병규 등의 주축 선수들이 전반기에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올림픽이 끝나고 본격적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될 때면 팀이 주축인 이 선수들이 모두 복귀해 팀 우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한다.

-골키퍼를 꿈꾸는 후배들과 울산시민들에게 남길 말은?

▲후배들에게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먼저 이길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러면 자연스레 남들과의 경쟁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시민들께는 축구경기장에 많이 와달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 선수들은 관중이 많으면 많을수록 축구에 대한 더 뜨거워진 열정으로 자기 능력의 몇 배를 발휘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축구도시 울산의 위상을 높이는데 앞장 설 것이다.

/ 김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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