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최고의 행복
지상 최고의 행복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3.2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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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나를 위해 해준 게 뭐 있냐? …” 이 말은 한 때 매주 일요일 밤 즐겨본 개콘(개그 콘서트) 프로에서 유행했던 말이다. 물론 술 한 잔 먹고 하는 술주정뱅이의 개그어였지만 그 당시 잠시나마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순수하게 국가가 국민들에게 해준 행복한 나라가 있다. 저기 히말라야 고봉 산맥 아래에 있는 작은 나라 부탄이다. 70%가 험악한 산으로 덮여있는데 우리로서는 다소 생소한 나라다. 놀랍게도 그 나라의 국민 97%가 행복하다고 자부하니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좀 더 보자. 비록 가난하지만 거지나 고아는 아예 없고 군인보다 승려가 더 많은 나라다. 인구는 울산시의 반 정도인 약 70만 명이다. 1인당 GNP는 2천500달러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은데 국민들에게는 무료의료에다 무상교육의 혜택까지 주는 천국의 나라다. 영국에 본부를 둔 유럽 신경제재단(NEF)이 세계의 많은 나라 중에서 행복지수 1위로 발표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된 이유를 간단히 말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 국왕의 할아버지인 3대 국왕이 농노를 해방시키고 귀족과 국왕이 소유하고 있던 토지를 국민들에게 모두 배분해 주었다. 둘째 불타의 가르침을 나라의 중심정책으로 승화시켰다. 즉 욕심을 비우고 자연과 이웃하여 더불어 사는 것. 셋째 이 나라의 위정자들은 진정 국민의 행복을 창출할 수 없다면 정부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하여 그야말로 행복을 지상 최고의 모토로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국민행복위원회(GNH)를 두어 모든 정책은 여기에서 모두 결정하는데 국민에게 행복에 어긋나는 정책이라면 절대 시행하지 않는다. 그 중심 아젠다는 평등하고 지속적인 사회경제 발전, 전통가치의 보존 발전, 자연 환경의 보존, 올바른 통치 구조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비록 부탄의 환경을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그 여건은 판이하게 다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모든 것을 따를 수는 없지만 궁극적으로 두 나라의 국민들이 지향하는 목표는 같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행복의 가치를 두고 한 말이어서 타산지석으로 생각해 둘 필요가 있다.

여기서 잠깐 우리나라의 현재를 보자. 현 정부가 들어선 지 3년째로 접어들어 중심 각료들의 인사교체가 있었다. 그래서 제법 일사불란한 체제로 변모되어 가고 있어 안정감도 보인다. 현 정권의 초기에는 국민행복시대, 행복경제, 행복권이니 하는 행복을 둘러싼 파생어가 눈에 띄게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평범한 서민들의 피부에는 차갑게만 느껴지고 있지 않은가?

UN이 발표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기껏 세계에서 41위이고, 영국 NEF 발표에서는 68위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도 세월호 사건 같은 후진적 재해가 발생하고 있고 경제적 부는 특정계층에서 대물림하고 있다. 심지어는 갑질의 행태도 자주 보일뿐만 아니라 도로 싱크홀 등과 같은 사회안전망도 불안하다. 교통을 비롯한 갖가지 질서의식도 땅에 떨어져 있고, 자살률도 부끄럽게 OECD국가 중에서 1위이니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유명한 수리경제학자 새뮤얼슨이 주장한 행복=소유/욕망 이라는 도식이 생각난다. 행복은, ‘소유가 일정하다면 욕망을 줄여야 한다’는 금언이다. 저 히말라야 산맥 아래에 있는 작은 나라 부탄 국민들의 욕심 없는 자세와 그 위정자의 행복증진 정책이 우리들에게 크게 감동을 주고 있다. 이 각박한 세상에 우리 국민들에게 뭔가 큰 감동을 주는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발동하면 얼마나 행복한 일이 될까?

<김원호 울산대 국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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