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민의 관심
울산광역시민의 관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8.0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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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시에 사는 사람들은 특별한 일에만 관심이 있다. 광역시에 사는 사람들은 광역적인 일에 관심을 쏟는다. 특별시에는 특별한 사람들이 많다. KBS 정연주 사장은 시대를 뛰어넘는, 정권을 가로 지르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다. 짐작컨대 고등학교 학생 때도 특별했을 것 같다. 학생규율부장 자리를 한 번 시켜주니까 졸업하고도 학교 정문에 가서 학생들 복장 단속을 하려고 했을 것 같다. 신정아씨도 가짜 박사 학위증명서로 교수직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일(?)도 가짜로 잘 했을 것 같다. 이외, 유산을 빨리 받으려고 부모를 살해하는 특별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서울특별시이다.

이 모두 광역시민들에게는 그렇게 관심꺼리가 되지 못 한다. 서울의 팔당 댐 수질이 나빠진다는 것은 광역시민한테, 자식이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어도, 그렇게 관심을 끄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울산의 대곡, 대암, 사연, 회야 댐의 수질이 어떠하냐? 광역시 공무원들도 수돗물을 냉수로 마시느냐에 관심이 간다. 피부에 와 닿는다.

울산광역시는 특별시의 축소판이 아니어서, 광역시만의 광역적인 사람들이 모여 산다. 즉, 보통 사람이지만 자기의 행동이 광역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 많이 산다. 예로서, 현대자동차의 임금협상 타결은 광역적인 협력업체에, 대한민국 수출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언제 협상이 이루어질 것이냐에 광역적 관심을 쏟는다. 현대중공업의 14년째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도 광역적인 관심꺼리이다.

공업도시 울산광역시의 대표적 농산물은 ‘울산 배’이다. 울산배가 미국으로 곧 수출된다. 광역적인 반가운 일이다. 총 650톤 중에서 14톤, 기왕이면 1만4천㎏으로 나타내고 싶은 심정이다. 자동차와 선박(船舶)만 수출하는 곳이 아니다. 그런데 품질 좋은 배, 당도가 높고 배의 살이 부드럽고, 아삭아삭하여 서양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배를 생산하려면 일손이 많이 가야 한다. 그 일손은 단순 노동이지만 약간의 봉지 싸는 기술과 배가 열리었을 때, 될 성부른 배와 가망성이 없는 배를 솎아내는 기술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의 손이다. 5월과 6월에 일손이 많이 모자란다. 외국의 산업 근로자를 단기간(2개월) 고용하고 돌아가라고 하는 것도 인권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인도적인 문제라는 시비꺼리로서 문제가 있지만, 농산품에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근로정신을 기르려는 우리 어른들이 사회봉사 학점제를 활성화 시켜 약 160곳의 배를 생산하는 농가에 주말에 봉사하도록 하는 것이다. 때로는 학교수업이 없는 날에 시간을 정하여 능률적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도 있다. 농과대학이 없다고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 학생까지도 확대시킬 필요가 울산광역시에는 있다.

대학에서 농촌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는 농활대원모집도 좋지만 가장 일손이 모자라는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봉사활동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계기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산업도시 울산에 방어진의 해무(海霧)가 특색 있고, 반구대 암각화는 로마의 ‘거짓말 입’보다 더 중요한 인류사적(人類史的) 자료임에도 관심을 두어야 한다.

/ 박문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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