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생활과 밀접한 관계
시민건강·안전 지키는 기상서비스 제공할 것”
“날씨는 생활과 밀접한 관계
시민건강·안전 지키는 기상서비스 제공할 것”
  • 윤왕근 기자
  • 승인 2015.03.17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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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만 울산기상대장
▲ 남영만 울산기상대장.
“70년 울산 기상역사 간직한

현 기상대 터 보존 통해

후대와 단절되지 않는

기록 남겨 줄 수 있기를”

오는 23일 세계 기상의 날을 앞두고 17일 울산지역의 기상예보를 책임지고 있는 남영만 울산기상대장을 만났다. 경북 안동 출신인 그는 1979년 부산지방기상청 근무를 시작으로 포항기상대, 서울 본청, 남극 세종과학기지 기상담당, 안동기상대장 등을 역임하고 인천기상대 예보관을 거쳐 지난해 7월 울산기상대장으로 취임했다. 이날 오전 집무실에서 만난 남 대장의 인상은 단체의 수장이라기 보다는 학자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그는 곧 있을 기상대 이전 이야기부터 꺼냈다.

◇70년 북정동 시대 마감하는데?

“오는 11월이면 울산기상대가 70년 북정동 시대를 마감하고 혁신도시로 이주하게 된다. 기상대 직원들로선 근무환경이 개선돼 좋고, 시민들로선 재개발로 인한 편의를 제공 받아 좋겠지만, 기상 선배로 한 가지 바람이 있다. 현 기상대 터를 ‘기상대 공원’으로 남겨놓는 것이다. 현재 울산기상대가 위치한 지 10년, 20년도 아닌 70년이다. 이 또한 역사라고 본다. 울산의 기상역사가 언제부터 시작됐고 어떤 발전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지 후대에게 기록으로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 기상대를 없애버린다면 기후자료값에 대한 단절이 올 염려도 있다. 앞으로 도시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그러므로 후대 기후학자들이 도시기후를 연구할 수 있는 기초여건은 만들어 놓아야 한다.”

◇ 기상예보 관련 에피소드는?

“안동기상대장 시절 영주, 풍기에서 인삼·도라지 재배 농민들이 손해배상을 해달라고 기상대에 찾아온 일이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분명 예보에서는 비가 온다는 말이 없어 1만평이나 되는 인삼밭에 농약을 쳤는데 비가 와서 농약이 밭 전체에 스며들었다는 것이다. 또 한번은 청송에서 비가 안 온다는 것을 알고 벼 50가마를 널어놨는데 비가 와 한해 농사를 망쳤다고 항의하더라. 물론 그 심정이 오죽했으면 기상대까지 왔을지 이해는 가지만, 기상예보에는 100%라는 것이 없다. 너무 죄송스러운 기억이다.”

◇ 황사와 미세먼지의 차이는?

“황사는 자연적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즉 중국발 토양으로부터 유래하는 전국적 대기의 고농도 미세먼지(주로 PM10) 현상을 뜻하는 것으로 고비 사막, 타클라마칸 사막 등 중국 건조지대와 황토지대에서 편서풍을 타고 날아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그 입자는 지름이 0.1mm이하의 미세한 먼지나 모래입자로 기도를 자극해 기침을 나오게 한다. 반면, 미세먼지는 화학연료가 타면서 발생하는 황산염, 암모늄 등 이온 성분과 탄소화합물, 금속화합물 등 광물 성분이 많이 함유된 것으로 자동차, 공장, 가정 등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인위적 오염물질이 그 주요 성분이 된다.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지름이 10μm이하인 미세먼지와 2.5μm이하인 초미세먼지로 구분된다. 초미세먼지의 경우 인체 내 기관지 및 폐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기관지, 폐 등에 붙어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 한·중간 정보교류 확대 등 황사에 관한 공동대응책을 찾고 있다는데?

“황사는 발원지의 적은 강수량, 많은 먼지 배출량, 강한 상승기류가 존재해야하며, 발원지로부터 황사가 이동해 올 수 있도록 강한 편서풍이 불고, 상공에 부유중인 황사가 우리나라 지표면에 낙하하는 기상조건이 형성될 때 발생한다. 황사 피해를 예방하고 황사특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중국과 몽골의 황사발원지에 황사감시망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수신되는 자료를 황사예보에 활용하고 황사 발원지의 특성을 파악해 예측 모델의 성능을 개선하며 한·중간 정보교류를 확대해 황사에 관한 공동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상관측기술의 현수준은?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는 일본에서 제공되는 일기도와 위성자료를 참고하고 직접 일기도를 그려서 예보했으나, 현재는 직접 쏘아올린 위성과 기상청에서 보유한 슈퍼컴퓨터에서 생산해내는 일기도를 바탕으로 시·구·군단위까지 디지털 예보를 하고 있다. 1980년대에는 일본에서 수치예보자료, 위성자료 등을 제공받았지만 1988년에 슈퍼컴퓨터 1호기가 도입됐고 지금 4호기를 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독자모델 개발 등 기상 선진화가 상당 수준 진행 중이다. 지금은 기상선진국으로서 동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 기상 기술과 인프라를 수출하고 있다. 아직은 선진국에서 배움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기존의 기술력을 개도국에 전수하는 역할을 할 정도가 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울산기상대 운영 방안은?

“날씨는 시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특히, 도시화와 산업의 발달로 배출되는 환경 오염 등으로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고 있는 추세다. 기후 변화로 인한 대표적인 요인으로 여름철의 폭염과 호우 그리고 겨울철의 대설·한파, 봄철 건조로 인한 대형산불 등 위험기상의 강도가 점차 강해지고 있어 날씨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우리 울산기상대는 정확한 이 지역 일기예보는 물론이고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사고, 방재업무에 더욱 집중해서 가치있는 기상서비스에 최선을 다할 것이니 기상대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격려해주시길 바란다.”

글=윤왕근 기자·사진=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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