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가 원전과 헤어져야 하는 이유
우리사회가 원전과 헤어져야 하는 이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3.1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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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의 기술력으로 만들어낸 질 좋은 제품이다. 게다가 가격은 저렴하고 전 세계적으로 435곳의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니 보편적이기까지하다. 단 사고가 발생하면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망가진다.

누구나 생각했겠지만 여기서 공장은 원자력발전소, 이곳에서 만들어낸 제품은 전기에너지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원자력발전소’는 석유와 같은 화력발전소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희망이었다. 친환경적인데다 저렴하고 고효율의 에너지를 생산해낸다고 했다.

발전 비용만 고려했을 때 원전의 전력생산단가는 ㎾h당 39원(2010년 기준)으로 액화천연가스(LNG)나 석유류(185원)의 20~30%, 유연탄(60원)의 3분의 2 수준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이처럼 저렴한 원자력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공장, 즉 원전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뭘까. 2011년 3월 11일 대규모의 지진과 쓰나미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힘없이 무너졌다. 일본 정부는 안심하라고 했지만 방사능은 계속해서 사람들의 삶을 무너뜨렸다. 바다를 사이에 둔 우리나라도 그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4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은 원전 사고 후유증을 겪고 있다. 후쿠시마 1~3호기 내부에는 핵연료가 녹아내린 상태로 있고 후쿠시마 현에는 방사능에 노출됐던 오염토 등 폐기물 160만t이 쌓여있다고 한다. 이제 다시 생각하게 된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과연 ‘저렴한 제품’일까. 피폐해진 삶의 터전과 빼앗긴 수많은 이들의 목숨은 차치하더라도 언젠가는 발전을 멈추게 될 설비의 해체 비용과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비용을 고려하면 그 답은 단언코 ‘아니다’라고 할 수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사회를 정확하게 둘로 나눴다. 뭔가를 깨달은 사회와 그러지 못한 사회. 그러고보면 우리 사회는 분명 깨닫지 못한 모양이다. 30년이 넘은 원전이 앞으로 몇년 동안 아슬아슬하게 우리 삶을 위협할테니 말이다.

주성미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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