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원장이 할일은 전체를 아우르는 것,
현장 확인·정책개발 지원할 수 있어야”
“개발원장이 할일은 전체를 아우르는 것,
현장 확인·정책개발 지원할 수 있어야”
  • 정종식 기자
  • 승인 2015.02.03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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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해 울산여성가족개발원장… 여성가족 전문가 발굴하기 어려워
우수인재 발굴·정책연구 개발 역점 둘 것

“문외한이어서도 안 되겠지만 개발원장이 굳이 관련분야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개발원장은 일종의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여성가족개발원이 재단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CEO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 광주의 경우 개발원 기금만 50억원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개발원장은 전체를 아우르는 지휘자 역할을 하고 세부적인 일은 전문가에게 맡기면 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31일 임명돼 지난달 2일부터 새 살림 꾸리기에 분주한 이영해 초대 울산여성가족개발원장(사진)을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이 원장은 5대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이던 지난해 5월 울산시가 발의한 여성가족개발원 지원조례를 통과 시킨바 있다.

여성가족개발원 신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여성과 가족 문제를 다루는 단체들이 울산시에 여러 개 있다. 그러나 이들은 주어진 임무만 수행할 뿐 자체적으로 정책을 연구개발하진 않는다. 울산도 중앙정부의 정책을 답습만 할 게 아니라 정책을 스스로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조례나 정관에 정해진 사업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업들을 연구개발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런 싱크 탱크가 울산에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나 정부기관이 내 놓는 정책을 수행하는 것 못지않게 우리 실정에 맞는 여성가족 정책을 자체적으로 펼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남성 위주의 산업도시인 울산은 앞으로 여성, 가족, 육아 문제에 대해 독자적인 정책행보를 걸어야 한다.”

초대 개발원장으로 임용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이전에 여성·가족 문제를 다뤄 본 경험이 있는가.

“개발원장이 관련분야 전문가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한다. 그러나 그 분야의 권위자일 필요는 없다. 그 보다는 여성, 청소년, 아동, 가족, 육아 등에 대한 시민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공감하는 게 더 중요하다. 나는 6대 시의회에서 4년 동안 환경복지분야에서만 활동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의 고충을 수 없이 들었다. 또 개발원은 출연금 3억원의 재단법인으로 시작한다. 처음에는 지자체가 우리를 지원해 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자생력을 길러야 한다. 기금마련을 위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안과 특화된 수익사업이 필요하다. 초대 개발원장이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바로 그것이다.”

초대 개발원장으로 임용됐으니 임무가 막중하다.

“울산시는 중공업중심도시에서 점차 서비스산업 쪽으로의 비중이 높아지는 전환점에 있다. 따라서 섬세하고 감성적인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가 필요하다. 여성의 사회참여 욕구도 예전과 달리 크게 증가됐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이와 한참 동 떨어져 있다. 어떻게 하면 여성과 가족이 우리 사회의 근간이 될 수 있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겠다. 그렇다고해서 단시간에 성과를 내는 욕심은 부리지 않겠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우수한 인재발굴이다. 다음은 여성가족개발원의 역할 홍보와 울산여성의 복지증진을 위한 정책을 연구하고 개발을 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다.”

신설되는 조직이라 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

“할 일이 태산이다. 어떤 때는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제한된 예산으로 조직을 만들자니 골이 아프다. 특히 여성가족 전문가를 발굴하는 게 어렵다. 이달 중순까지 전문인력과 사무직원 등 인선작업을 끝내고 다음달 초에 정식으로 개원할 예정이다.”

개발원 구성은 어떻게 할 건가.

“경영지원팀, 정책연구팀, 성별영향분석센터 등 2팀 1센터제로 갈 예정이다. 연구인력 4명과 경영지원 2명 그리고 울산시에서 파견된 사무관 1명, 개발원장 등 8명으로 출발을 하게 된다. 현재 인력채용 공고중에 있다.”

개발원은 초기 어느 부분에 치중할 계획인가.

“출범 초기에는 무엇보다 홍보가 중요하다. 실제로 관심있는 몇몇 전문가 집단을 제외하고는 개발원이 신설됐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또 개발원은 여성과 가족관련 업무를 추진할 때 각종 네트워크에서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야한다.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 관련유관기관, 시민, 사회단체들을 서로 연결시켜 소통하고 협력하도록 하는 네트워크 허브 역할을 할 것이다.”

울산시의 여성정책에서 특별히 주목해야 하거나 울산지역만의 독특한 여성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2014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혼여성 5명 중 1명이 일을 하다 그만 두는 경력단절여성이다. 연령별대로 보면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해야 할 30대가 전체의 55.3%로 가장 많다. 결혼, 임신, 출산과 육아가 경력단절의 가장 큰 원인이다. 불명예스럽게도 기혼여성대비 경력단절여성의 비율이 울산이 33%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요즘은 인적자원개발이 국가의 경쟁력이다. 울산이 세계 속에서 경쟁력 있는 도시로 발전하고 여성친화적인 도시로 나아가려면 여성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전문적 여성 직업교육 훈련이 강화돼야한다. 다른 도시보다 울산은 여성능력발굴·개발이 뒤떨어져 있다.”

가족문제는 자칫하면 중구난방으로 분산되기 쉽다. 어느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인가.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고 지원을 위한 정책개발이 가장 시급하다. 여성들의 경력단절 이유 가운데 가장 큰 원인이 자녀양육이다. 사실 출산 뒤 마음 놓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곳이 없다. 최근 발생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그러한 예다.”

재단법인이기 때문에 재원조달이 문제일 것 같다.

“일단은 시의 출연금과 보조금으로 운영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정관에 명시된 설립목적의 범위에서 시장의 승인을 받아 수익사업을 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개발원의 빠른 정착화를 위해 시민, 행정, 여성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 올 7월부터 여성과 남성의 권리가 함께 규정돼 여성정책의 패러다임전환이라고 평가받는 양성평등기본법이 시행된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3월 초에 개원하는 울산여성가족 개발원은 이런 흐름에 부응할 것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 울산의 도시 경쟁력과 시민 모두의 행복실현을 위해서라도 여성가족개발원의 정착은 중요하다. 여성가족개발원은 보다 나은 울산시민의 행복을 위해 정책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

글=정종식 기자·사진=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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