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원자력 발전소’
두 얼굴의 ‘원자력 발전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1.14 2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태 교훈 삼아 경제발전 가치도 포기할 수 있어야
▲ 심광현 학성고2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러시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실험을 하던 중 원자로 출력이 떨어져 원자로를 중단했다. 이를 재가동하면서 원자로의 출력이 급격히 증가했고 곧 원자로는 내부의 증기압으로 폭발했다. 이 폭발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은 하늘로 뿜어졌다. 발전소가 폭발한 1986년 이후 태어난 아기들의 기형아수가 증가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 피폭자 수만 약 490만명, 사망자는 약 150만명에 이르렀다.

이 사건은 20세기 최악의 재앙으로 남겨졌다. 이로 인해 원자력발전소의 무서움을 인류는 몸소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예측하지 못한 불상사가 일어났다.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규모 8.4의 강진이 발생해 쓰나미가 해안으로 몰려왔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냉각장치는 고장났고 발전소는 폭발했다. 이 폭발로 지상으로 퍼진 방사능 뿐만 아니라 냉각수로 유출된 방사능량은 체르노빌의 11배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발전이 많이 쓰이는 이유는 화력 발전처럼 직접적으로 환경오염을 주지 않는 친환경적인 발전방식이기 때문이다. 또 적은 연료로 높은 발전효율을 얻을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관리 소홀로 제2의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사태가 일어난다면 원자력 발전소의 장점은 친환경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원자력발전소 23기가 가동되고 있으며 5기는 현재 건설 중이다. 2010년 기준 원전 비중이 35%, 2040년에는 OECD국가 중 가장 원전 비중이 높은 국가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지진이라는 재앙에 둔감하다. 큰 사건사고가 없었고 지질학적으로 일본처럼 많은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매일 규모 2.0~2.9의 지진은 약 1천건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또한 지진 발생횟수가 2012년 이후 증가 추세이다.

근래에는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원전 3, 4호기에서 소화수 펌프용 제어패널의 내진시험 성적서가 위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발생에 대처해야 하고, 지진이 일어나도 정상작동을 해야하는 중요한 부품이지만 이 부분에 대한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위조한 것이다.

신고리 원전을 포함하여 국내 원전 가운데 위조 부품을 사용한 원전이 13기로 늘어났다. 국내 지진발생횟수가 증가하고 위조부품을 사용한 원전의 수 또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마음을 놓고 있어도 되는 것일까.

이 불안한 판국에서도 한국은 원자력발전의 달콤한 유혹에 흔들리고 있다. 사용후 핵연료를 재활용하고 고속증식로를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수입하지 않고 재활용한 우라늄만으로도 수 백년이상 원자력 발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필리핀, 덴마크,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국가들은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기로 했다. 두 번의 인류 최대의 재앙을 겪고 나서 선진국들은 원자력발전소가 결코 안전하지 않고 아직 보완해야 할 점 또한 많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은 만에 하나의 자연재해나 관리소홀, 노후화에 의한 방사능 유출시 그 피해는 이루 말 할 수 없이 크다는 것을 경험했다.

방사능 안전 전문가인 그린피스 국제본부 리안 툴(Rianne Tuele) 박사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후쿠시마 사고는 원자력이 태생적으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후쿠시마의 교훈을 배워야합니다. 또한 이러한 사고가 세계 어디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경제발전에 앞서 사람의 목숨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면, 때론 올바른 포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원자력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신에너지를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심광현 청소년기자(학성고 2)>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