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목회자, 이사랑 목사를 기다리며
탈북민 목회자, 이사랑 목사를 기다리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1.1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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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해의 찌꺼기를 없애버리기라도 하듯이 새해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사람들은 또 한 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했다. 한반도에서 가장 빠른 일출을 자랑하는 간절곶 해맞이 행사는 당초 예상과 달리 13만여명의 해맞이 관광객을 맞았다. 울산시가 행사에서 손을 떼면서 축소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울주군이 이전 못지않게 행사를 치러냈다.

중구는 성안동 경찰청 맞은편에 28억을 들여 지은 함월루 전망대에서 해맞이 행사를 가졌다. 중구는 최근 울산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함월루 전망대를 만들었고 신년맞이 해맞이 행사를 필두로 첫선을 보였다. 필자는 함월루 해맞이 행사에 참여했는데, 정월 초하루 아침, 아직 여명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각임에도 2천명 이상의 인파가 함월루에 몰려들었다. 해맞이 행사 식전공연을 준비한 사람들이 등장해 노래를 선보이고, 북채를 쥔 사람들은 신명나게 북을 두드리며 새해를 축하했다. 식순에 따라 새해의 품은 뜻을 적은 소망지를 양 모양의 대형풍선에 묶어 날리자 밝은 태양이 힘차게 얼굴을 쑤욱 내밀며 등장했다. 사람들은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바쁘고, 박수를 치며 함성을 지르며 새해를 가슴에 품었다. “올 한해도 무탈하게 하시며 건강을 지켜주시고, 대한민국의 안녕을 허락하소서!”라고 했을 것이다.

함월루 해맞이 행사에 다녀온 후 잠시 몸을 녹인 후 차를 타고 포항으로 내 달렸다. 그 날 오후 4시, 파주 임진각을 비롯해 대구 포항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세계성시화 운동본부 주최로 열리는 통일촛불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그날 포항 주찬양 교회에서 이사랑 담임목사를 만났다. 행사 때문에 길게 대화를 이어가진 못했다. 1월 9일 굿뉴스 울산 창간2주년 행사에 초대장을 들고 찾아 온 이 목사와 한차례 더 만난 뒤 이 글을 쓰고 있다.

이사랑 목사는 틈틈이 중국선교를 다녀온 바 있는데 현재 12년째 탈북민을 품고 있다고 했다. 현재 이 목사가 운용하고 있는 교회는 매 주일마다 40여명의 탈북민이 출석하고 있다고 한다. 탈북민으로 구성된 교회는 전국에 17개밖에 없는데 대개 탈북한 사람이 목회과정을 거쳐 담임목회자가 되고 이들 교회를 꾸려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규모가 적고 개척단계인지라 외부 지원을 받아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라고 한다.

남북의 가치관과 정서, 문화와 삶의 괴리가 크기 때문에 탈북민을 지속적으로 품고 돕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종교문제에선 더욱 그렇다. 기존에 있던 성도들이 이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해 이탈하고 탈북민들도 기존 교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야간 대리운전, 잡일을 비롯한 숱한 노동을 하면서 이들을 섬겨왔던 이 목사는 여성특유의 모성애와 친근감으로 이들을 보살펴 왔다. 남한 목회자가 이들을 보살핀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짐작하고 남는다. 지금 남한 땅에는 2만7천명의 탈북민이 정착해 있다고 한다. 이 목사의 바람은 이들을 잘 보살피고 품어 통일한국을 맞을 때 이들이 가족과 다시 기쁨으로 재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를 만난 뒤 필자는 분단의 아픔과 이산의 쓰라린 고통이 없는 통일이 이루어지길 가일층 희구하게 되었다. 이 목사의 고귀한 봉사헌신 정신은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는 올해의 해돋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금희 언약의 교회 담임목사·굿 뉴스 울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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