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와 적성검사
운전면허와 적성검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8.0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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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깜박깜박 하는 어르신 이 우회전 깜빡이 켜놓고 좌회전 해버리는 경우 색맹보다 더 위험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재검토해야 한다. 낡은 이론과 행정편의에 의한 적성검사이다. 옛날에는 운전적성검사에 키를 재기도 하였다. 한동안 소동을 겪은 뒤에야 이것을 삭제하였다. 심한 색맹으로, 빨간색과 초록색(파란색)을 구별 못하는 운전자는 신호체계의 식별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으니 운전적성에서 고려할 사항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사항은 나이가 많이 들어(한 85세?) 정신이 깜박깜박하는 어르신이 우회전 깜빡이를 켜놓고 좌회전 해버리는 경우는 색맹보다 더 위험하다.

이보다 더 무섭고, 겁나는 것은 울산과 경주, 포항을 연결하는 산업도로에서 저녁 늦은 시간 12시 이후부터 새벽 5시 사이에 운행하는 트레일러와 트럭들의 신호무시, 과속운전이다. 꼭 색맹처럼 운전한다.

색맹검사지(色盲檢査紙)는 몇 개의 모양을 외워서 불법으로 합격기도 한다. 문제는 색맹이 적성검사에서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할 사항인가 이다. 또는 색맹 아니었던 사람이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 색맹이 되었는가 다시 검사받아야 할 사항인가 이다. 이보다는 시력 검사, 청력 검사, 정신집중 검사(아직 개발되지 않음)가 더 중요한 검사이다. 난시, 난청, 간질 등은 병원이 의무적으로 해당 관청의 교통계에 신고하여 적성검사에서 별도로 정밀검사를 하도록 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적성검사는 운전면허를 받을 때에 1회에 그치지만 면허갱신 기간은 5년을 주기로 하여 각종 세금을 미납했나, 범법 사실(신용불량자)이 있는가 조회하는 데에 활용된다.

최근에 행정의 본질을 벗어난 면허취소의 사례를 보고 문제의 핵심을 지적한다. 2종 보통면허 소지자가 적성검사를 받지 않고 갱신기간 내에 갱신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되며, 1년이 경과된 후 110일 면허정지 후 운전면허가 취소된다. 왜 이렇게 복잡한 절차를 밟아 취소시키는가? 이발사 자격증은 한번 받으면 15년이 경과되어도 개업을 할 수 있다. 운전이나 이발이나 자전거 타기나 수영이나 모두 운동기능 학습이다. 이런 기능은 한번 익히면 평생을 간다. 이런 학습이론이 있는데 우리나라 안에서 적성검사 기간이 지났다고 하여 면허취소는 부당한 것이다.

미국은 주마다 면허에 관한 시행규칙이 달라 뉴욕 주의 면허가 텍사스 주에서는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수표나 카드를 사용할 때, 신분 확인을 위해 주민등록증 대신 운전면허증을 보여 달라고 한다.

그래서 다른 주에 살다가 텍사스 주로 직장을 옮기면 다시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아야 하는데 이것도 어느 주는 인정하고, 어느 주는 실기시험과 필기시험을 다시 보아야 하는 행정횡포가 있다. 이때 실기시험이 적성검사의 성격을 갖고 실시된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주에서 20년을 운전한 면허증이 있어도 실기시험에서 떨어트리고 2, 3일 후에 다시 보라는 횡포를 부린다. 운전실기가 2, 3일 후에 좋아지지는 않는다. 목적은 1년간 보다 많은 사람이 운전실기 시험을 보았으니 이만한 직원이 있어야 한다는 예산확보에 있는 것이다. 우리의 과태료 납부와 면허취소는 어떤 목적으로 실시되는가? 분명히 예산확보는 아니다. 그렇다면 서민들의 생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면허취소는 다시 고려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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