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神像)조각 ⑫
신상(神像)조각 ⑫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8.0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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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그리스의 신상메시지는 전지전능한 신성(神聖)를 발하지 않는다. 다만 국한된 능력 중의 어떤 단면이 표출되어서 우상성신상과는 다르게 인간의 형태와 이미지로 표상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인은 전쟁승리나 그 기원(祈願)물로서 축조한 많은 신전의 내, 외부에 다양한 신상들을 조성했다. 조각 장르는 사물이 입체라는 사실로 하여금 사실가시성의 신(神)을 구현함에 최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리스는 더욱 왕성히 조성했는데 당시 신전과 신상은 단순상징체가 아니라 복합기능체였다.

이상성철학의 내용미와 비례와 균형, 조화를 중시한 형식미가 그리스 특질미를 정립했다. 그러나 헬레니스틱 양식 이후로는 표현의 내용과 형식의 적절한 조화보다도 손재주에만 의존하는 기교에 치중되어 쇠퇴기로 접어든다.

비단 미술뿐만 아니라 국가의 전체나 각 부분에는 내용과 형식이 있고, 이의 비례와 균형의 조화를 꾀하고자 정치, 경영 등도 미학(美學)에 입적하게 되었다. 그렇지 못했던 IMF는 차기에 사례로 서술하고자 한다.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으로 트인 실크로드를 통해서 그리스 조각술은 인도 북부 굽타왕조기의 AD. 1C 간다라 불상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헬레니즘의 교류는 그 후의 중국 불상에도 영향을 주었는데 그 예가 바로 손오공 주연의 서유기이며, 신라 혜초스님의 왕오천축기를 통해 다시 동아시아 불상도 영향을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석굴암 본존불상에서 미소어린 듯, 아닌 듯도 하면서 사색표정의 밀로 비너스 얼굴을 연상하게 된다. 다른 한편 중니(仲尼)는 부처님의 머리카락이 동글동글한 나발인 것을 수행하던 싯타르타의 모발 숲에 낳은 새알(卵)을 상징한다고 엄숙히 말한다. 새알도 깨달음의 일부대상이라는 뜻인가?

그러나 인도인(人)은 인도 유로피언이며, 그리스인처럼 머리카락이 굽실굽실한 파상모이다. 그러한 파상모발이 점차로 곱실곱실한 통칭 곱슬형 머리카락으로 도식화되어서 종국에는 나발로 정체된 것이다. 불두(佛頭)의 얼굴이나 나발이 고대 그리스조각의 영향임을 19C말에 더욱 발전한 고미술학이 확증했다. 참고로 인도 남부의 불상은 북부 간다라 불상의 전체나 얼굴과는 조금 다르며, 나발이 아니고 굽실굽실 한 모발의 불상이 대부분이다.

또한 불두에 불거져 오른 부분, 육계를 깨달음 직전 기(氣)의 분출을 상징한다는 스님의 일갈에 중생은 몸을 사린다. 그러나 조선시대 우리의 상투와 매일반격인 인도나 파키스탄 하키선수의 머리형을 상기하면 이해가 쉽다. 즉 육계는 일상의 헤어스타일이 신격화(神格化)된 일부 태(態)에 불과하다.

이러하듯 구원을 찾는 중생에게 구원 명목의 일갈로 혹세무민을 일삼는 자칭 종교지도자로 미명하는 소인배가 어디 하나, 둘 뿐이겠는가?

향석(向石) 이 동 호 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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