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전방의 모 포병부대에서 복무할 때, 건빵을 나누어 먹으며 풀때죽 이야기가 나왔을 때, 본인이 실제로 먹어보았다면서 나온 이야기이다. 김병사(?)는 집이 가난해서 야간 고등학교(덕수상고?)를 다니며 낮에는 서울의 명동 옆, 필동(?)에서 급사처럼 일하고 저녁에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동사무소 숙직실에서 야경꾼 아저씨들과 함께 잠을 잤다. 그날은 크리스마스 이브로 명동 일대가 들떠 있었다. 야경꾼 아저씨, 숙직 직원들도 어디로 나가고 없고 혼자서 동사무소 사무실에서 숙직 직원 대신 전화 당번을 해주며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데 문득 신문지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국회에서 무슨 투표를 하고, 부정선거가 어떻고,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규탄 시위 장면들이 보였다.
당시 자유당 국회의장 이기붕씨를 크게 지목하는 활자를 보았을 것 같다. 이때 이기붕 의장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은 생각이 불쑥 솟아올라 동사무소에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마 국회의장 사무실 전화이었을 같다. 동사무소에서 전화를 걸었는데 누가 전화를 받아, 이기붕 의장인줄 알고 ‘부정 선거 규탄 기사’를 읽어가며 욕을 해주었다고 한다. 그러고서 한참을 보냈는데 바깥에서 경찰 서너명이 칼빈 총을 앞으로 하고 문을 두들겨 문을 열어주고 바로 수갑을 차게 되었다. 몇 대 쥐어 박힌 뒤에 서대문으로 가고 그 날 밤 감방에서 ‘신고식’까지 마쳤다.
다음날 아침 풀때죽을 겨우 먹었을 때, 급하게 면회를 하러 가자고 해서 면회실에 갔을 때, 신문에서 가끔 보았던 유명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나와 있었다. 큰소리가 오가고 이렇게 어린 고등학교 학생조차도 자유당의 횡포와 독재를 못 참고 이기붕을 규탄하는 전화를 하지 않았느냐고, 언론에 크게 알려야 한다고 호통, 아우성(?)을 쳤다. 그러면서 당장 석방시켜야 한다고 그 자리에서 농성하려는 모습이었다. 높은 사람들이 왔다가고, 어떤 사람은 누가 시켰느냐고 묻기도 하였으나 사실대로 말하니 더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간수(?)가 감방으로 가자고 해서 돌아왔는데 다른 감방으로 불려가서 여기서 있던 일을 밖에 나가서 발설하면 그 때는 쥐도 새도 모르게 골로 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아 그렇게 약속하고 나온 일이 있다. 그때 이 할배는 민주당 국회의원이 영치금 명목으로 돈을 주지는 않았느냐고 물었던 것 같다. 돈을 받기는커녕 동사무소 급사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