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간 빠른 변모… 대의기관으로 우뚝
짧은 기간 빠른 변모… 대의기관으로 우뚝
  • 김정주 기자
  • 승인 2014.12.0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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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대 울산광역시의회
▲ 박영철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이 김기현 울산시장과 개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여곡절을 거쳐 지난 7월 15일 ‘우려 반 기대 반’ 속에 출범한 제6대 울산광역시의회(의장 박영철). 아직 만 5개월을 다 못 채웠지만 그 성장세는 ‘우려’를 ‘기우’에 그치게 했다. 가장 큰 우려는 총 22석 가운데 21석을 여당이 차지했다는, ‘여당일색’에 가까운 의석구도였다. 하지만 우려는 기대로 바뀌었다. 그 원동력은 12명이나 되는 초선 의원들의 ‘순수한 열정’이라는 게 중론이다.

▲ 이전 울산초등학교 운영실태를 점검하는 교육위원회

여당일색 우려 초선의원들이 지워

초선 의원들의 뚜렷한 존재감은 다선 의원들의 경쟁심에 불을 붙였다. 여당 내에서도 경쟁구도가 갖춰진 것.

이러한 자극제는 2013회계연도 결산심사를 시작으로 2014년도 행정사무감사, 제1∼2회 추경예산안 심사, 2015년도 당초예산안 심사에 이르기까지 고비마다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의원들의 질문에는 뼈대가, 대안에는 알맹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 울산대교 건설 현장 점검에 나선 산업건설위원회

예결위 상설화… ‘부활위’ 오명 씻어

기본 틀의 변화도 무시 못 할 변수의 하나였다. 의원연구모임 5개가 개원 초부터 둥지를 틀고 예결특위가 광역시의회 출범 이래 처음으로 1년짜리 상설기구로 탈바꿈한 것도 제5대 때와 비교되는 긍정적 변화였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이성룡)의 존재감이 특히 돋보였다. 의회사무처는 “집행부의 눈치나 보던 ‘부활위원회’의 오명을 씻고 시민의 대의기관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하는 시발점이 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도시품격발전연구회’(대표 변식룡), ‘맞춤형복지전달체계지원연구회’(대표 문병원), ‘안전도시울산연구회’(대표 천기옥), ‘신성장동력연구회(대표 박학천), ‘안전울산교육연구회’(대표 허령) 등 의원연구모임의 활기찬 모습도 사뭇 인상적이었다.

▲ 우정혁신도시 부실 시공 현장을 점검하는 행정자치원원회.

기대되는 변화- 원전특위의 구성

시의회가 ‘울산광역시 원전특별위원회’(위원장 정치득)를 만장일치로 구성한 것도 이례적이고 놀라운 변화, 기대되는 변화에 속한다. 제5대 때 ‘원전’ 문제라면 입을 다물던 분위기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있다.

내년 10월까지 가동되는 원전특위는 ‘원전 안전’의 대안을 모색하고 ‘원전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의 울산 유치와 원전산업 육성방안의 마련에 매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당부를 덧붙이자면, 수명 다한 원자로의 폐기와 새로운 원자로의 건설에 반대의견도 과감히 개진할 줄 알았으면 하는 점이다.

▲ 오염물질 배출 현장 지도점검을 하는 환경복지위원회.

발로 뛰는 상임위 활동…LH공사엔 쓴소리

4개 상임위원회와 의회운영위원회는 개원 초기부터 의욕 넘치는 활약상을 보여 왔다. 대표적인 사례만 간추린다.

▲의회운영위원회(위원장 김정태)는 송해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중증장애의원에 대한 의정활동 지원조례안’을 의결해 장애인과 동료의원에 대한 관심을 실천으로 표시했다. ‘원전특위 구성 결의안’ 통과에 앞장서기도 했다.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송병길)는 최근 혁신도시 부실공사 현장을 찾아가 문제점을 직접 눈여겨본 뒤 LH공사를 향해 쓴 소리를 내뱉었다. 옹벽공사 부실 실태를 확인한 다음 ‘전수조사를 통한 보수’를 주문했고, 도로 폭의 확장과 공원 하부 주차장의 개설도 촉구했다.

▲환경복지위원회(위원장 한동영)는 준공 1년이 가깝도록 가동률이 50%를 맴도는 바이오 에너지센터의 운영상 문제점과 삼산배수장의 악취 문제를 질타했다. 한마디로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분주히 발로 뛰면서 의정활동의 본보기를 보이려고 최선을 다했다.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김일현)는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울산 유치를 위한 집행부의 적극적 의지와 노력을 당부했고, 덕하지구의 버스공영차고지 조성도 촉구했다. 테크노파크, 반천일반산업단지, 신항만 및 울산대교 건설현장 등 현장의 소리에도 최대한 귀를 기울였다.

▲교육위원회(위원장 강대길)는 지역 최대의 이슈인 학교시설공사 비리의 재발을 막기 위해 기회 있을 때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행정사무감사 때는 불용액의 과다발생 사실을 지적하고 정확한 사업 예측을 촉구했다. 다만 학교시설공사 비리와 관련, 조사특위 구성을 미룬 것은 ‘옥의 티’라는 지적이 있다.

활발해진 의견개진…젊어지는 시의회

시의회 일각에서는 제6대 시의원, 특히 초선 의원들의 특징을 한마디로 ‘의욕과잉’이라고 빗대어 말하는 이도 있다. 그만큼 자기표현 의지와 의욕이 강하다는 뜻이다.

그 단적인 예를 임시회 또는 정례회의 본회의 때 돌아오는 ‘5분 자유발언’의 횟수에서 읽을 수 있다. 본회의를 한 차례 열 때마다 주어지는 ‘5분 자유발언’은 모두 합쳐 4회뿐인데도 그 4회를 벌써 두번이나 채웠다. 접수순서가 늦어 발언 기회를 놓친 경우가 적지 않은 실정이니 제5대 때와는 판이한 차이다. 시정질문, 서면질문도 예외가 아니다.

집행부를 감싸고도는 관행도 많이 사라졌다. “시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시민을 대변하는 신성한 대의기구 아닙니까?” 의회가 갈수록 젊어지고 있다는 증거로 보아도 무방하지 싶다. 120만 시민들이 제6대 시의회를 ‘보증수표’로 여길 수 있게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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