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겁지겁’ 환풍구 점검 ‘뒤죽박죽’
‘허겁지겁’ 환풍구 점검 ‘뒤죽박죽’
  • 주성미 기자
  • 승인 2014.11.2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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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누락 수두룩 집계도 따로따로… 시설 미흡해도 강제 못해
▲ 최근 출입차단 미흡 등 5개 시설물이 지적된 울산 남구 홈플러스.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이후 울산지역에서도 환풍구 등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이 이뤄졌지만 점검 대상이 일부 누락되는 등 뒤죽박죽인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울산시에 따르면 199개 건축물에 설치돼 있는 환기구 등 지하와 연결된 시설물 407개 가운데 건축물 20곳 시설물 36개가 부적정 지적을 받았다.

이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울산시가 5개 구·군에서 취합한 결과다. 당시 울산시는 연면적 5천㎡·지하 1천㎡ 이상 규모의 건축물을 비롯해 공원과 광장 등 개방형 공간에 설치된 시설물과 공공관리 시설물 등에 대한 점검을 요청했다. 당시 점검 결과 출입차단 시설물 미흡으로 36개 환풍구 등이 지적됐다.

그러나 남구가 이날 환풍구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힌 자료에는 공공관리 시설물 4개(건축물 4곳)를 포함해 모두 490개(117곳)가 명시돼 있었다. 울산시가 남구를 비롯해 5개 구·군의 현황을 집계했다고 밝힌 407개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남구는 “당초 울산시에 점검 현황을 제출한 후 구 단위에서 추가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후 보름 동안 점검을 실시했다”며 “울산시가 요청했던 기준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점검을 실시한 시설물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면적이 각각 2만5천여㎡, 5만2천여㎡인 세이브존과 남구 홈플러스가 시 집계 자료에는 누락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가 제시했던 연면적 5㎡ 규모보다 훨씬 큰데도 불구하고 당초 점검 대상에는 제외됐던 것이다. 이들 건축물에 설치된 환풍구 등 6개 시설물이 안전조치 미흡에 따른 지적을 받았다.

이외에도 울산시가 집계한 안전점검 대상에는 대단지 아파트와 일부 관광호텔 등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곳도 빠져 있었다.

남구 관계자는 “울산시가 요청한 기한이 다소 짧아 일부 대상지가 누락됐다”며 “이후 문제를 인식하고 추가 점검 등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남구는 추가 점검에서 출입차단 미흡, 덮개관리 미흡, 구조물 파손 등으로 모두 7개 건축물 중 18개 시설물에 대해 지적하고 해당 건축물에 대해 안전확보를 요청했다.

일부 지적된 사항에 대해서도 지자체는 민간관리 시설물에 대해 ‘권고’ 조치밖에 할 수 없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지역의 경우 다행히 공원이나 광장 등에 지하와 연결되는 환풍구 등 시설물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일부 부적정하다고 지적된 시설물의 경우 안전조치 등 관리는 건축주가 해야 하는 것으로, 강제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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