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정책, 재원확충이 뒤따라야
복지정책, 재원확충이 뒤따라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1.2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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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권에서 ‘신혼부부 임대주택 공급’추진을 두고 여야가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필자가 결혼할 무렵이었다면 참으로 환영할만한 일이었겠지만 지금은 그만한 예산이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신혼부부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하자는 취지에는 전적으로 찬성한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이어서 ‘이태백’이라는 유행어가 나돌 정도로 청년 취업이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우리 젊은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정책은 그 어떤 것이라도 의미 있는 것이다. 현재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은 그 나라의 청년 인구가 나라 발전을 이끌고 있다. 또 인구증가 속도가 빠른 그런 국가들이 앞으로 세계의 중심축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와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청년인구가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태다. 최근 각종 복지 관련 예산으로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것도 청년인구의 감소와 무관치 않다. 공무원 연금 개혁논의도 앞으로 연금 수령 공무원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에 대비한 것이다. 노령 인구를 부양해야 할 젊은이들이 절대 부족할 것이니 미리 연금을 조정하자는 것이다. 재원이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 일할 수 있는 청년인구가 줄어드는데 무슨 수로 복지 혜택을 늘일 수 있다는 말인가. 어떤 개인도 어떤 국가도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야당이 신혼부부들에게 ‘공짜’ 주택을 제공하겠다고 하자 새누리당이 선심성 포퓰리즘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포퓰리즘이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국가와 사회 발전의 장기적비전이나 목표와 상관없이 국민의 뜻에 따른다는 명분으로 국민을 속이고 선동해서 지지를 얻어내는 것을 말한다. 아르헨티나의 페론 정권이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어 권력을 잡은 후 그들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 친 노동정책을 펼쳤고, 그 결과 노동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페로니즘’이라고까지 일컬어졌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페론의 정책으로 중산층이 감소하는 반면 전 국민의 절반이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정치인은 선거를 통해 당선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항상 인기 영합적인 정책을 쏟아 낸다. 그러나 이들이 내 놓는 인기 영합적 정책은 페론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국가의 쇠락을 초래할 수도 있다. 국가가 각종 복지정책을 펴 국민들이 안락하게 살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 그러나 그를 충당할 재원이 뒤따라야 하는데 그 재원이라는 게 결국 국민들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치인들은 한 편으로 인기 영합적 정책을 내세우면서 다른 한 편 증세에는 소극적인 이율배반적 태도를 취하게 된다.

얼마 전 고등학교 교사 한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무상급식을 하면 학교재정이 바닥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선거에서 표를 얻기에는 그 보다 더 좋은 ‘유혹’이 없다고 했다.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한다. 때문에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치명적인 유혹’도 서슴지 않는다.

이제 미래 세대를 배려하는 측면에서 냉정하게 복지정책을 바라봐야 한다. 정책에 대한 찬반을 개인 중심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할 일이 아니다. 특히 여야 정치권부터 그런 인식을 가져야 한다. 정책과 함께 이를 뒷받침해 줄수 있는 재원마련대책도 함께 고심해야 한다. 야당이 제시한 신혼부부 임대주책 공급문제도 마찬가지다.

<장문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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