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어린선생님]마음을 열어 쏟아놓고, 간추린 뒤에 다시 담기
[열정어린선생님]마음을 열어 쏟아놓고, 간추린 뒤에 다시 담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7.2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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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상담사례 연구회 이야기

울산광역시 교육연수원

장안덕 연구사

동백초등학교

최 운 교사

선문답(禪門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달마를 이어 혜가(慧可)가 선종(禪宗)의 제2조가 되었는데 어느 날 마흔이 넘은 신도 하나가 찾아와 자신의 ‘죄를 깨끗이 해 달라’는 이상한 요구를 했다. 혜가는 그에게 깨끗이 할 죄를 내놓아 보라고 말했다. 한참을 생각하더니 신도는 이렇게 대답했다. ‘열심히 죄를 찾아보았지만 발견할 수 없습니다.’ 그 순간 혜가는 말했다. ‘자, 이제 내가 너의 죄를 씻어주었다’ 이 말을 듣고 신도는 깊이 깨친 바가 있었다. 그 뒤 그는 승려가 되어 승찬(僧璨)이라는 법명을 받았고, 이가 곧 선종의 제3조가 되었다. (선의 황금시대, 오경웅, 유시화 옮김. 1998, 경서원)

상담(相談)은 ‘마음’에 관한 질문과 대답을 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 윗글에서처럼 죄를 깨끗이 해달라고 하니까 죄를 찾아서 내 앞에 내어놓아 보라고 하고, 이 말을 따라 스스로 한참을 찾으려고 하다가 없다고 하는 이 과정에 ‘거, 봐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있다고 생각하니 내가 없다는 것을 확인 시켜주었으니 이제 안심해도 되겠지?’의 선문답에서는 들어가지 않는 구차한 소리를 주고, 받는 것이 ‘상담과정’이다. 상담에서 치료가 되었다는 것은 마음에서 평온을 찾았다는 것이다. 윗글에서 승찬이 죄를 깨끗이 해달라는 말 자체가 상담을 받는 출발점이다. 한 마디로 ‘마음을 열어 보이는 것’이다. 또 그것을 혜가처럼 진정으로 들어주는 것이다. 전문용어로 ‘공감적(共感的) 이해’인 것이다. 그리하여 치료를 마친다. 선문답에서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울산에 자발적인 상담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의 모임이 있다. 한국상담사례연구회 울산분회이다. 이 분회가 약 10년 전에 울산대학교 박외숙 교수를 회장으로, 울산심리상담연구소 이일례 소장을 부회장으로 조직되어 지금은 약 100명에 이른다. 이 회에서는 월 1회 각 급 학교에서 실제 상담했던 사례들을 놓고 서로 상담 기법에 관해 정보교환, 연구소재 파악, 토론, 그리고 전문지도(supervise)를 받는다. 초등, 중등, 지역, 학술 등의 분과로 나뉘어 상담에 관한 봉사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특히 이 모임의 최 운 교사(상담석사학위 소지)는 ‘상담을 통해 마음의 문제가 악화되기 전에 예방하는 것’에 이해가 부족함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일기지도를 통해 상담해줄 수 있는 어린이의 마음을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인데 이것을 ‘인권침해’라는 이름으로 교권침해를 하여도 그대로 놓아두는 현실이 지나치다고 한다.

장안덕 연구사는 전공 교과가 지리인데도 불구하고 상담심리학에 매료되어 박사학위까지 취득하였다. 청소년들의 비행에 관한 언론보도가 상담의 효과를 기다려주지 않고 앞질러 가기 때문에 일선에서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한다. 교육상담을 널리 알려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사례연구회에 관심 있는 분들은 김초롱 간사에게 연락주시기를 바란다. 연락처: 052) 259-2645(울산대학교 학생생활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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