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힘
긍정의 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0.0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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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울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렸던 시민아카데미에서 필자는 ‘감동의 한 순간’을 경험했다. 그 날 강연의 주인공은 ‘동양의 파바로티’로 불리는 테너 조용갑 씨였다. 단 한 번의 강연에서 사람들에게 긍정의 힘을 팍팍 불어놓고 용기를 불어넣어준 입심 대단한 그의 이야기를 여기 잠시 옮길까 한다.

“저는 ‘희망의 오페라 꿈은 이루어진다’ 강연을 펼쳐놓을 테너 조용갑입니다.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시방부터 내 이야기 함 들어보세요. 저는 전라도 목포서 배타고 반나절 더 들어가야 되는 신안군에서 태어났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술 마시고 들어와서 새벽 한시에 꼭 자식들을 깨우는데 그 앞에서 제가 노래 부르고 재롱 피운 것이 세계적인 테너의 발판을 마련한 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어린 시절이지만 사는 것이 참 힘들었습니다. 번듯한 밥상 한 번 제대로 차려진 적이 없고, 매번 밥알이 벽에 붙어 있을 만큼 조용할 날 없는 집안이었습니다. 또 가난하기는 얼마나 가난했는지 모릅니다. 가까스로 청소년기에 서울에 올라갔지만 기술배우면서 숱하게 쥐어 박히며 험한 시절을 견뎌냈습니다.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끼니 때우기 벅찬 그때 그마나 조금 수입이 나은 복싱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근데 선천적인 단점이 있는 거예요. 목이 얼굴과 바로 붙어 키가 작고 팔이 짧다보니 팔 긴 선수를 이기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노래를 들었는데 그게 세계적 성악가 파바로티의 노래였습니다. 그때부터 노래가 너무 하고 싶어진 겁니다. 한마디로 노래에 미쳐버리게 된 겁니다. 근데 또 걸림돌이 있는 거예요. 노래를 배우려니 레슨비가 너무 비싸서 감당하기 힘들었습니다. 포기하려니 포기하기는 싫지, 노래를 배우려니 수중에 돈 한 푼 없지, 무작정 노래를 주야장창 불러댔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시끄럽다고 신고해서 경찰이 출동했어요. 다리 밑에 가서 노래 부르니 노숙자들이 또 시끄럽다고 쫓아냅니다. 그런 세월을 10년을 살았더니 어느 독지가가 이태리 유학을 보내주었습니다. 거금 1억원을 쾌척해 주셨습니다.”

“이태리에 간 저는 조수미 등 세계적인 성악가를 배출한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Santa Cecilia) 음악학교를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오페라 ‘라보엠’으로 데뷔한 후 300여 차례 오페라 주역을 맡게 되었습니다. 저의 단점은 키가 작고 팔다리가 짧은 것이지만 성악가에게 있어서는 이런 점은 최고의 장점으로 변환됐던 것입니다. 또 술 취한 아버지 앞에서 무진장 노래를 불렀고, 무명시절 10여 년간 끊임없이 노랠 부른 게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고 믿습니다. 단점이 장점되고, 장점은 다윗의 물맷돌처럼 날아가 동양의 키 작은 제가 서양인들을 젖히고 당당히 오페라의 주역을 꿰찼으니 광영일 따름입니다.”

현재 대기업을 비롯한 숱한 강연 요청의 섭외 1순위 인기강사인 그에게 돈을 내려놓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 몇년 전 귀국 때 우연한 건강검진에서 암을 진단받게 되었다. 다리 절단까지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서 낮아진 마음의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인생에서 이제 타인을 행복하게 하는 삶을 살자!’ 그 후 그는 사회에서 격리된 담장 안의 청소년들을 찾아가고 숱한 교도소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재능기부의 인생을 살고 있다. 역전인생의 감동과 탁월한 세계적 수준의 노래를 들고 오늘도 그는 긍정의 힘을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이금희 굿뉴스울산 발행인·언약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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