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투신… 친구의 ‘두얼굴’
여고생 투신… 친구의 ‘두얼굴’
  • 윤왕근 기자
  • 승인 2014.09.0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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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했다” 친구들에게 두번걸쳐 폭행
평소 친한 사이… 유서에 “숨쉬기 힘들다”
친구들에게 폭행을 당한 여고생이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울산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6시께 울산시 북구 매곡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경주 모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17)양이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아파트 15층에 살고 있는 A양이 작성한 유서가 방안에서 발견된 것을 볼때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

A양은 유서에 학교폭력을 당한 사실을 자세히 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에는 “오늘은 주먹이라서 그런지 아침에 숨쉬기가 힘들더라”, “머리 넘겨주는 척하면서 때리고” 등의 폭행내용이 드러나 있다.

또 “나를 때리려고 부른거야?”, “너네 때문에 우울증 걸리는 줄 알았어” 등의 고통스러운 심경도 담겨 있다.

A양은 가해자들이 학교폭력을 상습적으로 해왔다는 암시도 유서에 남겼다.

A양은 “1학년 애들 상담해보면 너 신고 진짜 많을걸”, “애들 상처주지마, 다 너한테 돌아오게 돼 있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A양은 지난달 30일 북구의 한 공원에서 친구 3명에게 얼굴과 가슴을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음날 다시 또 다른 친구 1명에게 얼굴을 2~3회 맞았다.

폭행의 이유는 A양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A양과 가해학생들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사이였다.

지난달 30일 오전 가해학생들이 메신저를 통해 “모여서 놀자”고 말했지만 A양이 “집에 있다”며 나가지 않았다.

A양은 당시 집이 아닌 친구집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안 친구들이 A양을 불러 이틀간 두번에 걸쳐 폭행했고, A양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편 A양이 다니던 학교에서는 폭행사실을 인지하고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의 담임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A양은)평소 활발한 성격으로, 가해학생들과도 평소 절친한 사이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지속적인 폭행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서의 내용으로 볼 때 A양 이외에도 다른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짐작돼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할 계획이다.

또한 경찰은 3일 경상북도 교육청, 해당학교 관계자와 공조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피해사례 전수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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