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욱조조반도(艮絶旭肇早半島)
간절욱조조반도(艮絶旭肇早半島)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9.0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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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욱조조반도(艮絶旭肇早半島).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새벽이 온다’는 뜻으로 울산읍지에 기록이 있다고 한다. 말 그대로 간절곶의 일출이 우리나라 육지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이다.

간절곶은 고려말 문신 정포 선생 등이 울주 8경 가운데 하나로 정한 이후 1973년 서생 신 8경에, 2002년 12월에는 울산 12경 중의 하나로 지정고시된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주위의 풍광 또한 손색이 없기 때문에 이 경승지로 꼽힌 것이 아닐까 싶다.

새천년을 앞둔 1999년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그에 맞는 국가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새천년준비위원회’라는 대통령자문기구가 설치됐다.

새천년준비위원회는 그해 간절곶을 포함해 전국 6개소 해맞이 명소로 선정했다.

울주군은 이에 따라 2000년 밀레니엄(새천년 맞이) 행사로 해맞이 행사를 기획하면서 전국적으로 지명도를 알리기 시작해 지금까지 15년 동안 해맞이 행사가 이어져 오고 있다.

매년 1월 1일 행사를 하면서 규모도 점점 커져 올해 해맞이 행사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해맞이객만 13만명을 넘어섰다. 불과 수초 동안 떠오르는 태양을 보기 위해 모인 인파 치고는 다른 행사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새해 첫날 동해의 일출을 보면서 한해의 무사기원을 빌고, 희망을 키우는 자리가 간절곶에서 시작된다고 볼 때 해맞이객들은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을 잊을 수 있겠는가.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의 사업 중 그 지방의 특색있는 자원을 관광자원화로 이끌어내 관광객을 불러들이는데 전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지금 전국에서 관광객을 불러들이면서 일출 명소로 자리잡은 ‘간절곶 해맞이’ 행사가 내년부터 열리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에 내몰려 있다.

울산시 울주군의회가 울주군이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하면서 ‘간절곶 해맞이’ 행사 예산을 전액 삼감했기 때문이다. 물론 예산결산위원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에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해당 상임위는 울산시에서 주관하던 행사를 울주군이 떠안으면서 시와 제대로 인수인계 협의 및 인력지원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 예산문제도 거론하면 행사가 부실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도 한 이유다. 일리가 있는 이야기다.

올해 당초예산에 편성해 꾸준히 준비해 오던 울산시가 행사를 추진하면서 울주군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내년부터 울주군이 개최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게 군의회의 주장이다.

집행부가 이런 문제점을 간과한 것으로 보이지만 해맞이 행사가 울산을 알릴 수 있는 관광자원임을 먼저 생각하는 지혜가 발휘돼야 한다.

굳이 예산을 들이지 않아도 해맞이객들이 울산을 찾을 것이다. 이미 해맞이하면 간절곶을 떠올리는 국민들이 많다. 문제는 울산을 찾았을 때 갖는 이미지라는 점이다. 헌꺼번에 몰리는 인파와 차량통제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새해 첫날부터 울산은 무질서의 도시로 각인될 수 있다.

전국 각지에서 불러들인 관광객이 10만명을 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울산을 알리는 전초병 역할을 하던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행사 하나를 잃게되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박선열 편집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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