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경제 전망 밝지 않다
올해 하반기 경제 전망 밝지 않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8.1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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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0%에서 3.8%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하면서 ‘현재로서는 경기 하강 위험이 다소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에 따른 민간소비 부진과 대외경제 여건 악화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7월 24일 발표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정부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7%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하향 조정의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내수 부진과 대외여건 악화 가능성이 올해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우선 내수 부진 현상은 국내총생산(GDP)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수년째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민간소비 부진은 인구의 고령화, 소득분배의 불균형, 고용 불안,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시장 침체 등 단시일 내에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경제는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만 호조를 보이고 있을 뿐, 내수는 부진한 상태다. 그로 인해 경제부문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에 의존하는 대기업은 흑자기조가 지속되는 반면, 일반 국민들의 가계소득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가계소득의 감소는 소비 부진을 초래하고 이는 다시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또 이를 장기간 방치하면 기업의 생산활동이 줄어들고 실업이 증가하여 경제가 결국 장기침체 국면으로 빠져들 위험이 높아진다.

대외여건 악화 가능성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예상보다 느린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 여전히 침체국면에 빠져 있는 EU와 일본의 경제난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해외수요의 둔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거기에 그동안 세계경제를 선도해왔던 신흥국시장마저 크게 흔들이고 있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미국 컨설팅업체인 ‘무디스 인베스트 서비스’가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신흥시장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향후 1~2년간 선진국이나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제성장이 정체되고 아르헨티나와 러시아 경제가 수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거기에는 경기가 급속하게 둔화되고 있는 중국이 신흥시장에서 수입 물량을 줄이면서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의 GDP 성장률은 2007년 14.2%에서 올 상반기에는 7.4%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국제통화기구(IMF)는 2015~2019년에 중국 GDP 성장률이 평균 6.8%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대외여건의 악화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이 없다. 여기에 환율마저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수출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세계적인 금융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여지는 충분하다. 우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저금리기조를 유지한다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국내 자본시장으로 달러 자금이 계속 유입될 것이고, 이는 원화가치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리고 국내수요 부진으로 인해 해외로부터 수입마저 줄어들고 있어 수출 둔화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는 오히려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 또는 원화 강세를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 이래저래 올해 하반기 경제 전망은 밝지 못하다. 이럴 때일수록 모든 경제주체들이 합심하여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창형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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