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도시디자인
건강한 도시디자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8.11 2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삶의 질을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그동안 건강하게 사는 것은 개개인의 행태와 연관된 매우 개인적인 것이라 여겨져 왔고, 보건의료의 한정된 분야로 치부됐다. 그러나 최근 도시의 환경이 개인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주장들이 제기됨에 따라 도시디자인을 통한 건강도시 조성이 크게 주목받게 됐다.

자동차 중심의 도시개발과 기능별로 구분된 토지이용은 출퇴근 시간을 대부분 도로 위의 자동차에서 보내게 한다. 예컨대 아이들을 학교나 학원에 데려다 줄 때,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 대부분 자동차를 이용하여 이동한다. 이러한 자동차의 이용은 걷는 시간을 줄일 뿐 아니라 배기가스로 인하여 도심내의 대기질을 더욱 나빠지게 하며, 자동차 사고를 계속 발생시켜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또 도시 내의 토지이용과 교통환경, 공원녹지여건, 수질·대기질이 도시민의 육체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복잡하고 혼잡한 도시공간과 아파트 중심의 주택형태는 이웃 간의 소통과 유대를 감소시키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감소시켜 사회적 불안과 과민 등 정신적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건강도시를 조성하기 위해선 여러 분야가 복합적으로 돼야 하는데 도시디자인도 건강도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건강도시를 측정하는 요소로는 병원접근성, 의사 수, 예방접종여부 등 보건의료서비스 수준 뿐 아니라 대기오염정도, 수질, 하수처리, 생활쓰레기처리, 공원녹지접근성, 여가시설 등 환경적 요소가 있다. 또 이들과 연관돼 있는 보도환경, 대중교통시설, 자전거도로 등 교통 환경 요소와 최저주거수준 이상의 주택, 육아시설, 주거지주변 토지이용, 주민간의 교류 등 사회경제적요소 등도 포함된다. 이는 도시계획 및 도시디자인으로 개발, 관리되는 것들과 연관성이 크다.

그동안 울산은 산업개발에 따른 대기질, 수질 등 환경악화 요인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사람중심의 지속가능한 도시, 울산을 위하여는 최소한의 환경기준에 의한 도시환경을 관리하고 보건의료여건이 열악해질 수 있는 저소득계층의 복지여건을 개선해주는 소극적인 정책에서 복합토지이용, 사람중심의 교통시설, 공원녹지개발, 쾌적한 보행환경, 다양한 주택유형의 확보 등 건강도시 조성을 위한 적극적인 도시디자인의 개발이 필요하다.

도시디자인적 요소를 통하여 시민의 삶의 질 확보를 통한 건강도시로 나아가기 위하여 토지이용 및 경관측면에서는 직주근접을 위한 복합용도개발과 적정 입지의 공원녹지개발, 걷기좋은 도시를 위한 랜드마크 조성 및 공공시설물 디자인사업 등이 필요하다.

교통시설 측면에서는 대중교통의 활성화, 걷기 좋은 환경확보를 위한 안전하고 편리한 보도의 조성 등을 통하여 자동차 중심이 아닌 사람중심의 교통시설확보가 요구된다.

공공편의시설측면에서는 주거지와 연계하여 근린상업시설, 문화여가시설, 공원녹지시설, 교육시설 등을 배치하여 주거지 중심의 도보권내에서 많은 일상생활이 이루어지게 하여 주민간의 사회적 접촉과 이동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산업적측면에서는 로컬푸드 산업 지원과 쌈지공간을 활용한 도심텃밭사업을 통하여 이동시간을 줄인 지역내의 좋은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다.

개발의 대상으로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에서의 산업, 토지개발, 생태환경 정책에서 한단계 발전하여 도시민의 입장에서 도시의 건강성을 확보하여 지속가능하고 회복 가능한 도시환경 조성이 필요한 때이다.

<이주영 울발연 도시공간 연구실 부 연구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