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함께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8.06 2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신촌 도심에서 ‘신촌 물총축제’가 2년째 개최됐다. 외국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물총만 가지고 참여하면 되는 이색축제이다. 축제가 치러지고 난 뒤 한 언론에서 ‘2만명 즐긴 신촌 물총축제, 즐기지 못한 상인들 ‘한숨’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 보냈다.

울산의 대표 거리축제인 ‘울산 마두희 축제’를 구성하고 추진하는 필자에겐 중요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물총 축제 기획단은 꺼져가는 신촌 상권에 활기를 불어 넣고자 이 축제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2만여명이 즐긴 도심 축제에서 정작 상인들은 달갑지 않다는 목소리를 냈다니 이 무슨 소린인가. 참가한 시민들은 무더움을 날릴 획기적인 축제라는 평을 내놓았는데 일부 지역 상인들은 한숨을 내쉬며 상권 활성에 전혀 도움이 되질 않고 피해만 보는 이런 축제는 없어져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으니 너무나 대조적이다.

‘신촌 물총축제’처럼 울산에도 구도심 활성화를 목적으로 기획한 ‘울산 마두희축제’가 가을이면 진행된다. 2012년부터 원도심 일대에서 펼쳐진 전통과 역사적 의미와 연관성을 가진 ‘큰 줄다리기 마두희’를 주된 내용으로 잡고 진행해 왔는데 축제의 성장을 위해 올해는 명칭마저 ‘울산 마두희축제’로 바꿨다.

울산마두희축제는 거리축제로 자리매김하고자 주요프로그램인 ‘큰 줄다리기 마두희’뿐 아니라 거리난장공연, 시민극단과 함께 하는 거리퍼레이드, 도호부사 행차퍼포먼스, 차력쇼, 줄타기, 문화의 거리에 입점한 상점들과 함께 하는 커피 마당 ‘갤러리 투어’ 문화체험 등이 있다. 시계탑 사거리 앞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공연도 펼쳐진다.

하지만 축제의 정점은 역시 ‘큰 줄다리기 마두희’다. 이 행사는 정월대보름 때 펼쳐졌던 지역의 민속놀이로 동대산의 한 맥이 곧장 달려 바다에 떨어진 모양이 마치 말의 머리와 같다고 해서 그 명칭이 붙여진 것이다. 그 머리가 동해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서쪽으로 잡아 당기는 것을 형상화한 민속이 바로 ‘마두희 놀이’다. 이는 지역민들이 하나의 마음으로 뜻을 같이 하여 행동한 것으로 공동체 의식이 담겨져 있는 우리 민족 고유의 민속놀이다. 울산 마두희축제도 그 뜻을 담아 10월 17일에서 19일까지 3일간 축제로 승화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신촌 물총축제에도 나타났듯이 상권 활성화를 이루고자 했던 마음이 오히려 상인들에게 한숨이 나오게 했다는 것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할 중요한 사안이다.

따라서 축제 기획단은 모든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부터 지역 상인들과 마찰이 일어나지 않도록 협의하고 있으며 원도심이 모두 한데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크든 작든 축제는 일방적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그 의미를 되새기며 즐길 때 발전한다. 이제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결정할 게 아니라 서로의 배려가 필요하다. 축제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민(民),관(官)할 것 없이 하나가 되었을 때 그 축제는 성공할 수 밖에 없다. 단순 소비성 축제가 아니라 그 지역 특성을 살린 축제라면, 지역민들과 상인들 그리고 축제 주관 측과 관(官) 등이 모두 힘을 합쳐 축제를 성공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울산 마두희 축제’도 그렇게 되리라 기대한다.

<김성연 중구 문화원 사무국장>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