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 연구모임의 “대왕암공원 이야기”
동구청 연구모임의 “대왕암공원 이야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7.3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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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대왕암공원은 호국정신이 깃든 공원이다.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던 신라 문무왕의 유언은 후대 왕들로 이어져 8분의 왕들이 화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뼈를 동해에 뿌리니, 죽어서 바다의 용으로 화한 해룡이 왜구가 드나드는 해로를 봉쇄하고자 했던 곳이다. 조선시대 말을 기르던 목장이었던 이곳에 러·일 전쟁 당시 일본 해군이 현재 울산교육연수원 자리에 주둔하면서 민간인 출입통제로 수령 100년을 넘긴 해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솔숲에 바람이 불 때면 그윽한 솔향기가 가득하고, 기분 좋은 공기가 폐부까지 씻어내며, 아무리 더운 날도 대왕암 송림에 들어서면 땀이 식는다. 모나지 않고 부드럽게 이어진 해안선을 따라 곳곳에 크고 작은 기암괴석들이 해안 골짜기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암석의 절벽들은 바다로 길게 또는 짧게 앞 다투어 내밀어져, 때로는 굴을 만들거나 넓적한 바위를 만들고 또는 높고 큰 벼랑을 만들어 놓았다. 기암 절경을 보고 있노라면 오랜 세월 겪었을 풍상보다 아름다움이 먼저 느껴지는 바위들이다.

이렇듯 아름다운 대왕암공원의 지명 유래 등 무형 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동구청 공무원 연구모임이 나섰다. 이 모임의 ‘친수공간팀’은 2014년도 연구과제인 대왕암공원 스토리텔링 작업으로, 대왕암공원의 지명유래, 위치 정보, 실제 사진과 지명과 관련된 전설, 시 등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대왕암공원 이야기’를 펴냈다.

이 책은 문무왕 왕비의 넋이 큰 호국룡이 되어 하늘을 날아 울산을 향해 동해의 한 대암 밑으로 잠겨 용신이 되었다는 ‘대왕암’의 전설로부터 시작된다. 날씨가 흐린 밤이면 도깨비불이 바다건너 ‘민섬’과 ‘고늘’로 날아 다녔다는 햇개비, 심술궂은 청룡 한 마리가 굴속에 살면서 오가는 뱃길을 어지럽히자 이를 알게 된 동해 용왕이 크게 노하여 청룡이 다시는 굴속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큰 돌로 입구를 막아버렸다는 ‘용굴’이야기, 서기가 낀 날이면 이곳 마을 처녀들이 바람이 난다 하여 이 바위를 엎어버리려고 많은 장정들이 칡 줄을 엮어 여기에 걸고 당기려 하자 갑자기 청천벽력이 쳐서 겁을 먹고 몸을 피하였다는 ‘남근암’ 등의 전설이 그 뒤를 잇는다.

또 암울했던 시기에 배움에 굶주린 후학들을 위해 ‘나라를 부강의 반석 위에 올려 세우는 원동력은 오로지 청소년의 교육에 있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방어진중학교의 전신인 방어진수산중학교를 세운 故 이종산 선생님 이야기, 조선 후기 영ㆍ정조 연간의 울산 선비 반계 이양오 선생의 시와 순조 때 반구동 출신 오산 이정화 선생의 시도 지면을 채우고 있다.

‘대왕암공원 이야기’를 엮는 과정에서 그 위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지명 확인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 한 지명에 불리는 다양한 이름과 향토사연구가에 따라 지명과 지명 위치에 대한 견해 차이가 많았다. 앞으로 지명의 위치에 대한 다른 의견을 어떻게 통합하느냐하는 문제도 남아있다.

각각의 지명 위치에서 느끼는 주위 풍광 등 책속에 담고 싶은 부분이 많았지만 짧은 연구기간으로 인해 모두 담지는 못하였다. 차후 주위의 의견을 들어 보완한 뒤 대왕암공원의 관광해설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끝으로 책을 엮는 과정에서 지역의 관심 있는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히 동구문화원의 지역사연구소장인 장세동님과 동울산향토사회 회장을 역임한 김재규님의 도움에 감사드린다.

<이상범 동구청 공원녹지과 공원시설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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