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시대에서 관리와 재생의 시대로
성장의 시대에서 관리와 재생의 시대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7.1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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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민선6기 지방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지역에서 앞으로의 도시발전방향과 장기전략을 새롭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 날 도시가 확장되고 인구가 증가하던 시절의 화려한 개발 조감도와 같은 미래비전 제시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기존의 기능을 더욱 활성화하면서도 미래 환경에 부응할 수 있는 지역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야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기능이 쇠퇴하고 있는 일부 노후지역에 활기를 다시 불어 넣을 수 있다.

산업기능이 집중돼 산업용지의 개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이로 인한 인구유입으로 인구가 계속해서 늘어나던 시절에는 토지를 개발해 도시기능을 집중시킴으로써 도시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구유입이 둔화되고 인구성장이 정체하면서 도시기능의 집중보다 기존의 도시기능의 재편과 정비가 필요하게 됐다. 새로운 토지를 확보하는 것 보다 임 개발된 지역의 기능을 강화하고 정비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게 된 것이다. 과거 성장시대에 주택, 도로, 산업시설, 문화시설, 복지시설 등의 개발과 규모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각 시설의 기능을 더 높이고 주거환경의 질적 향상과 컨텐츠 개발이 더 중요하게 된 셈이다.

산업분야에서는 과거 특정산업 발전을 위한 산업단지의 개발과 공장유치에 정책이 집중되었지만 현재는 산업체의 기능고도화와 미래형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융복합 및 연구개발 기능의 강화가 필요하게 됐다. 또 과거 성장시기에는 도로, 주차장, 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을 양적으로 늘였다면 앞으로는 기존의 기반시설을 얼마나 잘 관리, 운영해 시설기능을 활성화하고 수요관리를 통해 시설 이용율을 어떻게 높일 것이냐를 고민해 봐야 한다.

주택정책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택지개발 등을 통한 주택의 양적공급에서 주택과 주거환경의 질을 높이고 안정적인 주택을 보급할 수 있는 주거복지 확보 쪽으로 정책이 이동돼야 한다. 요즘 주거환경의 질을 개선하고 주거·상업·편의시설 등의 기능을 재활성화하며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도시재생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도시를 관리하고 재생하는 기반은 지역주민이다. 도시정책의 근본 목표는 지역주민의 삶의 질의 향상이고, 도시 활력의 대상도 주민이며, 앞으로의 도시발전을 이끌어 나가는 주체 또한 주민이다. 지역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지역 내 인재를 발굴하고 키워 지역정체성을 가진 지역인재가 도시발전의 주체이자 수혜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또 이를 위해선 도시관리정책에 교육환경의 조성도 포함돼야 한다. 따라서 지역 내 교육시설의 수준을 높이고, 공교육뿐 아니라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평생교육까지 교육기능을 강화하는 게 도시관리와 재생에 주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올해는 울산이 울산시로 승격된 지 52년, 울산광역시로 승격된 지는 17년째 되는 해이다. 도시는 중년이 되었고 광역시 승격당시 태어난 아이들은 청년이 돼가고 있다. 중년의 도시는 미래 환경에 부합하고 도시기능을 재활성화하기 위해 관리와 도시기능의 재생이 필요하다. 또 이 도시가 낳은 아이들은 울산의 정체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도시에서 살아 갈수 있도록 도시환경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주영 울발연 도시공간 연구실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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