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끼리 당연한 일”
“친구끼리 당연한 일”
  • 양희은 기자
  • 승인 2014.07.1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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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장애 친구 등교 도우미 자처… 남외중 정진완 군

이달 초 울산시교육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는 장애아를 둔 어머니가 아들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어머니는 아들 동규의 친구 진완이에게 동규가 자신의 도움 없이 등교할 수 있도록 도와줘 진심으로 고맙다고 전했다.

울산 중구 남외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정진완군은 3년째 자폐성장애를 가진 김동규군의 등교도우미를 자청하고 있다. 진완이는 1학년 때부터 동규의 등교도우미를 시작해 지금까지 같은 반에서 생활하며 매일 아침 동규와 함께 등교한다.

처음에는 동규의 돌발행동 때문에 어머니가 학교까지 동행했다. 등교도우미 친구들이 동규에게 적응하면서 친구와의 등교를 차츰 늘려 갔다.

며칠 전 동규의 어머니는 자신이 바라던 소망을 이뤘다고 했다.

“장애아를 둔 엄마들은 아이가 부모가 아닌 친구와 함께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에 가는 평범한 일상을 꿈꾸고 소망하는데 진완이 덕에 동규가 내가 없이도 학교에 갈 수 있게 됐어요. 9년 만에 학교에 잘 다녀오겠다고 친구와 현관을 나서는 동규를 보고 감동했죠. 진완이가 제 소망을 이뤄준거죠. 진완이와 동규의 동행은 아름다운 순환의 부메랑으로 모두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정진완군은 학교에서도 봉사활동이 몸에 밴 아이로 소문나 있다.

정군의 담임 신동일 교사는 “성실함과 봉사정신이 강해 도움반(특수학급) 친구들을 돕는데도 적극적인 아이”라고 칭찬했다.

정군은 “동규가 학교가 가는게 힘드니까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거고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며 “친구니까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또 “가끔 동규가 혼자서 뛰어가거나 내 말을 잘 안 들어줄 때는 조금 힘들지만 동규와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고 덧붙였다.

진완군의 꿈은 의사나 요리사다.

“병이 들어 힘들어 하는 사람을 도우면 좋을 것 같아요. 또 내 요리를 먹고 즐거워 하는 사람을 보면 나도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양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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