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믿고 보는 안전무감(無感) ‘울산시’
우선 믿고 보는 안전무감(無感) ‘울산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7.0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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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그렇게 오버하시죠?”

울산 석유화학공단의 정전 사태가 2차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에 대해 9일 울산시청 공무원은 이같이 반문했다. 그는 오히려 기자에게 상황을 극단적으로 보고 있다며 타박했다.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졌느냐는 질문에는 “피해복구에 정신이 없으면 보고가 늦어질 수도 있다”며 한국전력공사 측의 입장도 좀 생각해보라고 했다.

만일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야 하는 게 울산시의 역할이 아니냐는 물음의 답변은 더 기가 막혔다. 그는 “한국전력공사 측과 각 사업장이 알아서 안전하게 잘 대응할 거라 믿는다”며 “못 믿으면 어떻게 할거냐. 직접 전기를 공급하고 피해 복구를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안전 ‘불감’을 넘어 ‘무감’이다.

올 상반기 울산지역 국가산업단지에서는 폭발, 화재, 유출 등 안전사고가 잇달아 발생했고 사상자는 벌써 수십명에 이른다. ‘안전불감’ 도시라는 오명을 쓴 울산시의 사건사고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남긴 교훈은 명확하다. ‘매뉴얼’에 따른 업무처리. 우리가 처음부터 세워둔 원칙에 따른 대응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융통성’은 ‘안전’에 한해서는 절대 허용될 수 없는 단어다.

우리 사회에는 지금의 안정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매뉴얼’이 존재한다. 이미 발생한 사고를 수습하고 다시 안정적인 상태로 되돌리는 ‘매뉴얼’이 있는가하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예방매뉴얼’도 존재한다. 지난 8일 남구 석유화학단지의 정전 사태에 필요했던 ‘매뉴얼’은 후자다.

시민들은 사후약방문이 아니라 사고 발생 전 미리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는 울산시를 바란다. ‘사업장이 알아서 안전하게 대응하겠지’라고 믿고 관망하는 울산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지자체를 원한다. 신뢰받는 울산시는 결코 ‘믿는다’고 말만 하는 울산시가 아님을 명심하길.

<주성미 취재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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