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걷고, 이야기하고…
손잡고, 걷고, 이야기하고…
  • 양희은 기자
  • 승인 2014.06.2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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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걷기 프로그램 운영 학부모들 ‘호응’
 

“3개월에 접어드니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이 눈에 띄더군요. 이제는 매일 아침 아이들과 걷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특수학교인 울산혜인학교 김수광(사진) 교장은 지난 4월부터 전교생과 함께 매일 아침 학교 인근에서 걷기운동을 하고 있다. ‘고고 워킹’이라 불리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김 교장이 2008년 학교 설립 후 교장으로 취임한 때부터 계획했던 것이다.

학생 장애 정도에 따라 4개의 맞춤형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는 “학교 설립 초기부터 계획했던 프로그램인데 그 때는 학교 인근이 공사중인 곳이 많아서 포기했다가 올해 시작하게 됐다”면서 “처음에는 혹시나 안전사고가 날까, 아이들이 싫어하면 어쩌나 걱정도 했는데 호응을 얻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호응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울산시교육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는 이 프로그램과 학교 선생님들을 자랑하고 싶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학부모는 “처음에는 조금만 힘들어도 포기하고 금방 지쳐버리는 아이들이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비가 오는 날에도 체육관 등 실내에서 쉬지 않고 운동을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들 덕분에 아이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점점 더 밝아지는 걸 느낀다”고 적었다.

김 교장은 “걷기운동을 시작한 후로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많이 안정됐다는 걸 나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느끼고 있다”면서 “수업시간 소리를 지르거나 딴청을 부리는 학생들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생하실 선생님들께는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학생들이 있기에 교사가 있다는 걸 모든 선생님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을 내 가족으로 생각하면 못 할 것이 무엇이 있겠냐”고 되물었다.

김 교장은 2008년 취임후부터 정기적으로 아침마다 들어오는 식품을 검수하고 통학차량을 직접 타보며 학부모의 의견을 듣고 있다.

“교장이라고 교장실에만 있을 수 없죠. 앞으로도 아이들과 매일 아침 손잡고, 걷고, 이야기하는 친근감 있는 교장이 될 겁니다.”

김 교장은 ‘고고 워킹’ 프로그램을 앞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양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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