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꿈
월드컵의 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6.12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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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최고의 축제이자 꿈의 무대인 ‘2014 브라질 월드컵’이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세계 70억 인구의 꿈이 하나가 되는 월드컵의 휘슬이 울린 것이다.

오늘날 월드컵은 올림픽 이상의 인기를 누리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 축제이자 단일 종목 최대 규모의 세계선수권대회로서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수많은 각본 없는 드라마와 인간 승리의 주인공들을 탄생시켜 온 월드컵은 지난 1930년에 그 시작을 알렸다.

월드컵의 장대한 역사를 출발시킨 인물은 바로 프랑스 출신의 국제축구연맹(FIFA) 3대 회장 ‘줄 리메(Jules Rimet)’. 지금의 월드컵은 그의 이름을 딴 ‘줄리메컵 세계축구선수권대회’라는 조금은 낯선 이름으로 출발했다.

32개국에서 선발된 352명의 스타들이 펼치는 이번 잔치에 한국도 당당히 초대됐다. 한국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아시아의 절대 강자. 1954년 스위스월드컵 본선까지 합하면 9회 진출국이다. 8회 연속 본선 진출은 FIFA 209개 가맹국 가운데 6곳뿐이다. 지금까지 모든 대회에 출전한 나라는 삼바축구의 브라질이 유일하다.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공은 둥글고 그 둥근 공이 어디로 굴러갈지 알 수 없듯이 실력차가 크지 않은 팀들 간의 경기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 이번 대회에서 H조에 편성된 한국은 벨기에·러시아·알제리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절대강자의 넘지 못할 벽도, 만만하게 볼 쉬운 상대도 없는 혼전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본선 조 추첨 직후 여론조사전문기관 ‘갤럽’이 전국 19세 이상 남녀 9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1%가 한국의 16강 진출을 예상했다. 8강 이상의 성적을 내다본 응답자도 26%나 됐다. 국민의 기대치가 많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이 전망한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은 36.7%였다.

그렇다면 조별리그에서 16강에 오르는 데 필요한 승점은 얼마일까. 역대 대회 결과를 보면 ‘4점은 위험, 5점은 안심’이라는 데이터가 나와 있다.

결국 한국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에 안전하게 진출하려면 최소 1승 2무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알제리를 반드시 꺾고 벨기에와 러시아를 상대로 승점 2점 이상을 챙겨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넘어야 할 벽이 만만치 않다.

월드컵은 그동안 19번의 대회에서 유럽이 10회, 남미가 9회 정상에 올랐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앞세운 남미가 2002 한일월드컵까지 앞서 갔지만 최근 2개 대회에서는 모두 유럽이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남미는 2006 독일월드컵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 결승 문턱도 밟지 못했다.

그 때문에 자존심을 구긴 남미가 이번 대회에서 통산 10번째 우승으로 명예를 회복할 것인가에 지구촌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브라질이 1950년 이후 64년만에 월드컵을 개최하게 된 것은, 남미라는 지역으로서의 의미가 깊다. 19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 이후 36년만에 열리는 남미 월드컵이다. 따라서 우승에 대한 집념 또한 강하다.

이번 대회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남미 국가끼리의 결승전이 과연 성사될 것인가에 모아져 있다. 브라질의 스콜라리 감독은 “아르헨티나와 월드컵 결승에서 만나 우승을 다투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 바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우승권에 근접해 있어, 그 꿈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만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결승에서 격돌한다면, ‘꿈의 대결’이 성사되는 셈이다. 아르헨티나의 메시와 브라질의 네이마르가 결승에서 맞대결하는 상상만으로도 축구 팬들의 흥분은 한껏 고조될 것이다.

‘영원한 남미의 라이벌’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지금껏 한 번도 없었던, 그렇기에 가장 보고 싶은 월드컵 결승 대결인지도 모른다. 오는 7월 14일, 과연 그 ‘꿈의 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까. 두근거리는 가슴을 다독이며 둥근 공의 향방을 조심스레 점쳐 본다.

<김부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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