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봉사 시작… 이제는 생활
우연히 봉사 시작… 이제는 생활
  • 주성미 기자
  • 승인 2014.05.2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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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그만두고 무료해 활동 어느새 가족들도 동참
▲ 엄옥희 씨 가족.

“봉사활동을 시작하고 나서는 더 화목해진 것 같아요.”

울산적십자사 무궁화봉사회에는 이웃을 돕는 데 온식구가 함께하는 마음 따뜻한 가족이 있다.

엄옥희(56·여)씨와 남편, 그리고 두 딸이 그 주인공이다.

엄씨는 3년 전 가족 중 가장 먼저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봉사활동은 수년간의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주부가 된 엄씨의 무료한 시간을 달래줄 유일한 수단이었다. 때마침 요양보호사 공부를 하던 것도 도움이 됐다.

엄씨는 “돕겠다는 마음이 있어도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도 몰랐었다”며 “우연히 무궁화봉사회를 알게 됐고 그게 기회였다”고 털어놨다.

지역 요양원을 방문해 어르신의 말벗이 되거나 목욕과 식사를 돕고 매주 버스정류장과 거리를 깨끗이 청소하는 게 그의 주된 봉사활동이다. 어르신을 만나면서 떨어져 살고 있는 부모님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하게 됐다고 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즐거웠다고 했다.

그렇게 1년 정도 지난 어느날 엄씨의 남편도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나섰다. 엄씨는 “같이하자고 권유를 한 것도 아닌데 남편이 갑자기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나서서 조금 놀랐었다”며 “지금은 함께 요양원은 물론 아동보호시설 곳곳을 다니며 손발마사지, 풍선놀이, 웃음치료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씨의 남편은 전문적인 봉사활동을 위해 자격증 취득 프로그램에도 참가하고 있다. 어느새 그는 엄씨보다 더 열정적인 봉사왕이 됐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는 큰딸과 고등학생인 막내딸도 엄씨 부부를 꼭 닮았다. 이들도 같은 봉사회 주니어 봉사단이다.

엄씨는 “어느날 막내딸이 ‘길거리에 쓰레기가 눈에 자꾸 보여서 다 주웠다’고 말하더라”며 “아이들의 생각, 성격, 말투 등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온가족이 봉사활동을 공유하면서 서로 소통도 더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엄씨는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한 봉사활동을 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을 위한다는 것만으로도 보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 그의 소원은 소박했다. “앞으로 이렇게만 웃으면서 잘 살았으면 하는 거죠”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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